5일 안 전 후보 측은 문 후보 지원방식 발표 여부를 두고 수차례 말을 바꿨다. "오후2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가 10분이 채 되지 않은 사이에 "발표내용 없이 기자들의 문답만 받겠다"고 말을 바꿨고 이마저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누가 발표할 것인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것인데, 결국 안 전 후보 측은 아무런 이유 없이 "오늘(5일) 발표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국정자문단과의 오찬을 취소하고 박선숙 전 공동선대본부장 등 최측근들만 참여한 채 문 후보 지원 수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안 전 후보가 오늘부터 문 후보 유세에 참여한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집에 들러 독대했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이 쏟아져나왔다.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까지도 문 후보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내부 권력다툼이 극심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안 전 후보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 지원방식 그 자체는 이미 언론에서 많이 거론됐었고 이것들을 취합해 참모들이 안 전 후보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가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라면 이렇게까지 뜸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안 전 후보 측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부터 '지금까지 표명한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주장까지 서로 간 이견이 팽배하다. '적극파'와 '소극파' 사이의 권력다툼에서 안 전 후보가 아무런 결론을 못 내리고 있을 개연성이 큰 것이다.
안 전 후보의 이 같은 애매모호한 태도에 대해 범진보 진영은 물론 내부에서조차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날 유시민 전 진보정의당 선대위원장은 한 라디오에 나와 "명분으로 보나 실리로 보나 정치인 안철수가 지금 저렇게 뭉개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던 한 인사는 "문 후보 지원을 어떻게 할지는 내가 알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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