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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전면 금지·집중투표제 의무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4대 지배구조 개혁안 30대 그룹에 직격탄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경영권도 흔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1일 재벌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국 경제를‘재벌공화국’으로 규정하고“폐해가 더 심화됐다”며 사과에 버금가는 비장한 반성을 했다.

그는 “재벌개혁에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는데 실제 집권해 이날 발표한 재벌정책을 전면 시행하면 국내 30대 그룹 거의 모두가 지배구조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문 후보와 민주당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는 차원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재벌 해체도 불사하는 정책들이 망라됐다는 평가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주주대표소송제 도입∙집단소송제 전면 실시도 기업 경영권을 크게 흔들 것으로 관측된다.

◇재벌개혁 카드 총 망라한 정책 패키지 = 문 후보는 우선 재벌 소유지배구조 혁파를 위해 신규 순환출자를 즉시 금지하고 기존 출자분은 3년내 해소토록 했다. 이행하지 않으면 의결권은 제한되고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삼성과 현대차, 한화, 두산, 현대 등이 지배구조를 바꿔야 하고 수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10대그룹과 그 계열사는 출자가 순자산의 30% 이내로 규제되는 출자총액제의 구속도 받게 된다. SK, LG, GS 등은 지주사 요건 강화로 엄청난 자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주사의 부채비율 규제는 현행 200% 이하에서 100%이하로 주는 대신 자회사나 손자회사 지분은 지금보다 각각 10%포인트 이상 더 확보해야 한다. 역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금산분리 강화는 재벌이 은행을 소유할 계획도 없어 타격이 제한적이지만 전 금융업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우발적 금융사고만 생겨도 기존 대주주가 회사를 강제 매각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장선에서 문 후보는 유죄판결을 받은 총수나 친인척은 그룹 경영에서 상당기간 배제키로 했다.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받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경우 유죄가 확정될 경우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기업 이사 선임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면 소액주주나 외국인주주의 입김은 거세지게 된다. 여기에 주주대표소송제 도입과 집단소송제까지 전면 실시되면 기업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일감몰아주기 처벌 및 과세 강화와 하도급 불공정거래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도 기업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노믹스 기조는 `공정경제' = 재벌개혁이란 각론이 워낙 막강해 일부 가려졌지만 문 후보는 경제정책의 기조로 출마 선언부터 강조했던 `공정경제'를 내세웠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혁신경제'의 대항마인 셈이다. 그는 공정경제 실현을 위해 앞서 밝힌 재벌개혁을 필두로 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 이외에 ▦지속적 성장 기반 구축 ▦성장 과실의 공정한 분배를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문 후보는 국민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제도 실시, 대∙중소 이익공유제 도입, 중소기업부 신설을 통한 중소금융 혁신, 대형마트 입점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등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공평한 분배를 위해선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의 하향 조정을 통한 1% 부자 증세, 자본소득 과세 강화, 대기업에 편중된 조세감면제도 전면 개혁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약속했다.

한편 문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일자리 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때 그가“당선되면 대통령 직속 국가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며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연장선이다.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일자리혁명위원회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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