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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국제화 가속 "2~3년내 유로·엔 제친다"

리커창 英-中 금융포럼서 "신흥국-기축통화 연계돼야" 위안화 결제 활용 강조

런던에 청산결제거래소 설치… 무역 → 투자통화로 비상 노려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중국의 행보에 가속이 붙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제무역 거래통화로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며 달러의 대체통화로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2~3년 내에 위안화는 유로와 엔을 제치고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무역통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9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열린 중영 경제 라운드테이블에서 "신흥국 통화가 기축통화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말은 각국들이 기축통화인 달러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위안화 등 다른 통화를 무역결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회의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비롯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등이 참석했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은 국제금융체계의 수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경제·금융기구들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하며 역량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 질서에 있어 중국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최근 IMF의 쿼터제 개혁 등에 중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8일 런던정경대(LSE) 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언젠가 IMF 본부를 베이징으로 옮기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주요20개국(G20) 등 주요 국가의 독점적 지위로 신흥국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위안화 국제화의 발판은 일단 런던이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런던에 위안화 청산결제거래소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위안화 청산결제거래소는 위안화의 직거래 창구를 개설하는 것으로 앞으로 유럽과 중국의 무역에서 위안화로 직접 결제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HSBC는 "영국·호주·뉴질랜드·독일·싱가포르·한국 등이 위안화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며 "2~3년 후에는 유로와 엔화를 따라잡고 위안화가 세계 2위의 무역통화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015년까지 중국과 영국 사이의 교역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분석에 힘이 실린다. 또 투자통화로서도 위안화의 인기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는 "위안화가 무역통화에서 투자통화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런던을 통해 위안화 투자풀이 설립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를 국부펀드에 편입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11일 370억달러의 오일머니를 운영하는 아제르바이잔의 국부펀드 'Sofaz'는 위안화 자산 투자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호주 중앙은행도 외환보유액의 5%를 위안화에 투자하기로 했고 나이지리아는 외환보유액의 10%를 위안화로 갖고 있다.

한편 리 총리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절대 없을 것이며 인위적인 성장촉진책을 줄여가겠다고 강조했다. 18일 런던 금융가를 담당하는 시티오브런던 시장 관저(맨션하우스) 연설에서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은 강력한 성장촉진책에 의존하기보다는 스마트하고 목적이 확실한 규제들을 통해 장기적으로 양질의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성장률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도 재차 피력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보장하는 7.5%의 경제성장률 수준에서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3.5%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업화·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균형과 지역 및 도농 간 격차는 성장의 잠재력인 거대한 내수"라면서 "방향을 잡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중국 경제의 중고속 성장을 장기적·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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