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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증시 오름세 타고 신용거래 늘어난다

"위험 크지만 자기관리 철저하다면 도전해볼만"




『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식은 가격변동성이 높은 만큼 더욱 그렇다.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 때문에 장기투자는 어렵다. 하지만 갖고 있는 돈이 얼마 되지 않을 경우 빚을 내 투자하고 싶은 욕심이 강하게 일기 마련이다.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확신이 드는 종목을 발견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고위험 고수익'이냐,' 저위험 저수익'이냐 하는 명제는 항상 투자자들을 갈등하게 만든다.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대해 끊임없이 우려와 경고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위험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행동하는 것과 아예 모르고서 시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독(毒)도 조심스럽게 쓰면 약(藥)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신용거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융자는 지난해 말 1조원대에서 최근에는 4조원 내외로 급증했다. 증권사들도 수익창출 차원에서 신용거래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용거래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일면만 부각된다. 빌린 돈으로 대박을 떠트렸거나 무지막지한 반대매매로 쪽박을 찼다는 이야기다. 신용거래가 늘면서 다시 '깡통계좌' 우려가 나오는 것도 앞뒤 가리지 않고 대박을 쫓는 심리에서 나온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신중한 신용거래는 적은 돈으로도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다. 또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증시의 성장하면 신용거래도 늘어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영동 현대증권 리테일영업기획부장은 "신용거래는 일반 현금거래보다 고위험 고수익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자기관리에 보다 철저한 투자자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 "차입 통해 고수익 노리자" 신용융자 올들어 155% 급증
"조정장 전환땐 수급악화 큰 손실 가능성 염두해야"
주가 하락 예상되면 신용대주 투자 활용을
증권사 등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고 팔거나 아예 주식을 빌려 처분한 후 되사는 ‘신용거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레버리지(차입)를 통해 수익을 확대하려는 투자자들이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거래는 신용융자, 신용대주, 예탁증권 담보융자, 청약자금 대출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융자 같은 신용거래는 대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할 때 적은 자본으로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주식을 사기만 해서는 하락장에서는 힘을 못쓴다. 이럴 때는 신용대주를 많이 활용한다. 주가는 등락을 되풀이한다. 상승 국면에서는 신용융자,하락 국면에서는 신용대주를 이용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신용융자 급증…조정땐 매물부담 늘려=올들어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신용융자 잔액은 3조8,48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5,060억원)에 비해 155%나 급증했다. 특히 신용융자는 지난 4~5월에 급증했다. 만기가 최대 3개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8월쯤엔 대금반납을 위한 주식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신용융자 규모는 증시의 향방과 궤를 같이해 왔다. 역대 신용융자 규모가 최대치를 기록했을 때는 지난 2007년 6월26일로 무려 7조105억원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2,064.85포인트(2007년10월31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 석 달 전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신용융자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깡통계좌로 나가떨어지거나 증시에서 발을 빼는 사람이 늘어나자 지난해 12월에는 1조1,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가 반등하자 신용융자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의 반대매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해도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면 그냥 보유하면 되지만 신용거래를 이용했을 경우에는 증권사가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계좌에 일정액의 증거금을 집어넣으면 증권사가 증거금의 1.5배까지를 투자자에게 빌려줘 주식을 살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담보비율이 하락하면 증권사는 담보금을 보존을 위해 강제로 반대매매, 즉 주식매도에 나서게 된다. 이 경우 투자자의 증거금(원금)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깡통계좌’라고 한다. 지난해말 코스피지수가 고점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등 증시가 붕괴되면서 반대매매도 속출해 투자자들이 크게 피해를 봤다. 지난해 10월 미국발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자 하루에 240억원 이상의 반대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적은 원금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증거금의 150%를 투자자에게 빌려줬다고 가정했을 때, 투자자는 1,000만원의 현금으로 신용융자를 이용한다면 총 2,5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하는 효과가 나온다. 주가가 오를 경우 기존 현금의 두 배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 신용대주 이용=신용거래는 주로 신용융자로 이뤄지지만 이는 강세장에서만 효과가 있다.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경우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약세장일 경우 다른 신용거래 방식이 필요하게 된다. 신용대주의 경우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이를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다. 주가가 예상대로 떨어졌을 경우 빌려서 판 주식만큼을 되사 증권사에 갚으면 된다. 물론 그 차익을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지난해 말 주가가 급락했을 때는 신용대주도 늘어 한때 28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매도 같은 악의적인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신용대주를 중단하면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다.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아래 지난 6월 대주서비스를 재개됐다. 최근 2개월동안 이용자가 늘어 300억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신용대주가 가능한 종목이나 액수가 제한돼 있는 만큼 신용융자 액수에 비해서는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사회통념상으로 약세장을 기대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대주가 늘어난다는 것은 약세장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대주 역시 주식거래기법으로서는 중요한 방식이다. 신용대주를 포함해야 강세장과 약세장 모두에서 투자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일평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개별종목별로 보면 악재로 인해 주식을 빌려서라도 팔려고 하는 수요가 있다”며 “펀드멘털상에 변동이 없을 경우 과도한 공매도에 따른 주가 폭락은 오히려 저평가로 인한 매수요인이 될 수 있어 시장수급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담보융자도 가능=이밖의 신용거래 방식으로는 예탁증권 담보융자와 청약대금 대출을 꼽을 수 있다. 담보융자는 말 그대로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융자를 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맡길 수 있는 담보물에는 상장주권이나 채권, 공모ELS 등이 가능하다.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채권이나 ELS를 이용해 돈을 융통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탁증권 담보융자의 경우 빌린 돈을 꼭 주식매수에 사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규모의 변동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총거래규모는 거의 신용융자와 맞먹을 정도로 많다. 22일 현재 예탁증권 담보융자는 3조8,921억원으로 신용융자와 비슷하다. 다만 지난 2007년 6월 신용융자가 급증했을 때나 지난해 말 급감했을 때도 담보융자는 3조~4조원으로 일정한 수준에 있었다. 청약대금 대출은 IPO(기업공개)에 참여하는 용도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으로 실제 진행되는 규모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 차원에서 신용거래가 늘고 있다”며 “신용거래는 기간이 있다는 점에서 조정장세가 이어질 경우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수급이 예상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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