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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일본 뛰는데 인천은 뒷걸음, 허브공항 뒤처질라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이 725만명으로 전년보다 46만명이나 줄었다. 4년 만의 감소세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환승객은 2010년을 빼고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20%의 증가율을 보였다. 환승률도 개항 첫해인 2001년 11.4%에서 꾸준히 증가해 2년 전에는 18.7%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16.0%로 개항 이후 처음 뒷걸음친 것이다.

중국·일본 등 주변국들은 뛰고 있는데 우리는 집안싸움으로 중요한 시간을 허비한 탓이 크다. 요즘 중국 항공사들은 미주지역 직항노선을 대거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 등지로 가는 승객이 뚝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국내선 중심이던 일본 하네다공항도 지난해 3월 이후 국제선 노선을 16개로 확대했다. 일본 지방 거주자들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 외국으로 바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두바이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까지 저렴한 항공권을 앞세워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정도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3월 이후 낙하산 논란 등으로 7개월 동안이나 최고경영자(CEO) 부재 상태였으니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미국 델타항공은 동북아 거점을 인천에서 나리타공항으로 옮겨버렸다.



환승객·환승률은 허브공항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환승률이 보통 30~40%는 돼야 허브공항 소리를 듣는다.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30% 정도고 나리타공항은 20% 수준이다. 지금 상태라면 인천공항은 허브공항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허브공항 경쟁에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1년 전부터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외국인 환승객 72시간 무비자 정책'은 참고할 만하다. 항공편으로 중국에 도착한 외국인이 제3국으로 출국하는 항공권·비자를 제시하면 지정된 지역에 사흘간 머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를 활용해 지난해 외국인 환승객 4만명이 베이징에 일시 체류하며 관광·쇼핑을 즐기고 광저우 바이윈공항은 환승객이 8% 늘었다고 한다. 더 이상 허송세월하다가는 허브공항은커녕 기존 여행객도 지키지 못할 판이다. 환승객을 늘리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한 달 전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전략노선 확충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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