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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권력 치우고 취약 이웃 돌봐야"

교황, 쿠바서 사랑 전파

혁명 광장서 대중미사 집전 후

카스트로와 환담, 신학책 전달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 신학책을 전달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카스트로 전 의장의 집에서 45분가량 환담했다고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이 전했다. 공산주의자인 카스트로는 지난 1959년부터 2006년까지 쿠바를 통치한 뒤 동생인 라울에게 권력을 넘겼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매우 우호적이고 비공식적인 자리였다"며 "환경을 보호하는 일과 현대 세계가 마주한 큰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쿠바를 방문했을 때는 피델이 교황에게 주로 질문했지만 이번 면담은 좀 더 대화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아내와 자녀·손자를 대동하고 교황을 맞았으며 브라질의 대표적 해방신학자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이 종교에 대한 대화를 나눈 책인 '피델과 종교'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이 책에는 '쿠바 국민의 존경과 경의를 담아'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교황도 카스트로 전 의장에게 이탈리아 신학자 알레산드로 프론자토와 스페인 예수회의 세군도 요렌테의 신학책, 교황 본인의 강론이 담긴 책 한 권과 CD 2장, 자신이 발표한 첫 회칙 두 권을 전달했다.

앞서 교황은 이날 아바나 시내 혁명광장에서 봉사와 사랑을 주제로 대중 미사를 집전했다. 쿠바의 심장인 혁명광장에는 카스트로 전 의장과 함께 쿠바 혁명을 주도한 아르헨티나 출신 체 게바라의 얼굴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있다. 이 조형물 아래서 라틴아메리카 출신인 교황은 스페인어로 "기독교인들은 신의 뜻에 따라 항상 개인의 바람과 욕망, 권력추구 의지 등을 한쪽으로 치워두는 대신 가장 취약한 이웃을 돌봐야 한다"며 "봉사와 헌신은 절대 이념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쿠바인들에 대해 "파티와 우정,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서 "쿠바인들 역시 다른 민족·국가의 사람들처럼 상처를 지니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양팔을 벌려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미사에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 수만명이 참석했다. 외신들은 교황의 미사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밤새 기다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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