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대표팀 톱타자 이용규의 사진이 야구팬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팬들과 네티즌이 주목하는 사진은 두 종류. 우선 이용규가 일본과의 결승전 패배 후 열린 시상식에서 WBC 조직위원회가 수여한 은메달을 홀로 목에 걸지 않은 채 의미심장한 모습으로 1루 덕아웃 쪽을 바라 보고 있는 사진이다. 이용규는 웃고 있는 동료들 사이에서 굳게 다문 입술로 가끔씩 일본을 향해 강렬한 눈빛을 쏘아줄 뿐, 축제 분위기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야구팬이 그의 미니홈피 사진첩에 '일지매, YK'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들이다. 결승전 당시 헬멧이 부서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끝까지 베이스에 손을 떼지 않는 이용규의 모습을 순간포착해 연속 사진으로 올려놓았다.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이번 대회가 끝났지만 여전히 이용규의 사진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아직도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 마음속 진정한 금메달은 대한민국" "당신의 그 뜨거운 마음은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네요"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고, 덕분에 힘을 얻었다" 등의 글을 올려 이용규를 응원했다. 이용규는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이종욱을 대신해 1번타자로 선발 출전, 대회 기간 내내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벼 온 야구팬들을 흥분케 만들었다. 또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두 번씩이나 부상을 입었지만 그때마다 툭툭 털고 일어나 승리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용규는 WBC 경기가 끝난 뒤 미니홈피를 통해 "대한민국 팬들이 우승자"라는 글을 남기며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교민들은 물론, 뜨거운 성원을 보냈던 국내 야구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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