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ㆍ환경설비 등에 적용되는 댐퍼(Damper)와 이송설비를 국산화, 사업을 확장했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던 중 우연한 기회로 기술적 접점이 있는 항공우주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오는 2007년 개소식을 갖는 전남 고흥군 외나로 우주센터 건립과 위성발사체(KSLV 1호) 제조에 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는 안산 시화단지 소재 남광엔지니어링의 이상길(41) 사장은 항공우주 산업 진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남광엔지니어링은 ㈜한화의 시험장비 개발 협력업체로 각종 테스트 장비와 우주항공부품 국산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추진로켓에 쓰이는 킹(King)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항공우주 분야에는 중소기업 참여가 거의 없다 보니 남광의 행보 하나 하나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남광엔지니어링은 지난 97년 로템 및 한화의 항공우주 시험장비 개발 협력업체로 선정돼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로켓 KSR-Ⅲ 개발에 참여하면서 항공우주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 3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65% 증가한 50억원이 목표. 남광엔지니어링의 모체는 78년 설립된 플랜트 및 물류이송설비업체 남광. 엔지니어 출신으로 남광에서 영업부 과장으로 일하던 이 사장은 남광의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회사를 제대로 경영할 수 없게 되자 ‘뛰어난 기술력을 사장시킬 순 없다’는 생각에 97년 회사를 인수했다. 주력사업도 우주항공부품 쪽으로 바꿨다. 거래처 임원이 남광의 기술력에 감탄해 협력을 요청해왔기 때문. 이 사장은 “아직 선보이지 않은 하이테크 기술이 많지만 현 단계에선 상용화가 어려워 매출로 연결되지 못할 뿐이지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귀띔했다. 남광엔지니어링은 주력사업 전환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1년 미국 RPE(Rocket Propulsion Engineering), 영국 SA(Senior Aerospace) 등과 기술협약을 체결하고 충남 한서대학교에 선행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2003년에는 인천 남동공단에 이어 안산 시화단지에 항공우주사업을 전담하는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 사장은 “중소기업이 남다른 분야를 개척하는 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임직원의 1인 2자격증 소지, 신기술 교육 이수 등을 일찍부터 추진했다”고 말했다. 남광엔지니어링은 7대3이던 플랜트와 항공우주의 사업비중을 올해 3대7로 조정하고 미국ㆍ러시아 등 항공우주 선진국에 하이테크 기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올해에는 2010년까지 최대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다져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선기자재 조립 설치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출발해 밸브전문업체 조일밸브와 댐퍼 전문업체 남광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97년 남광엔지니어링을 직접 인수, 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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