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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예술가들이 영화와 뮤지컬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창작의 고뇌와 사랑의 아픔까지 닮은 두 사람.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과 19세기 인상파 최초의 여류화가 베르트 모리조는 영화 주인공으로 관객을 찾아왔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이브 생 로랑'은 21살의 나이에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디자이너가 된 이브(페이르 니네이)의 청년기를 주로 다룬다. 옷밖에 모르는 예민한 예술가의 인생은 여느 천재들처럼 평탄치 않다. 전쟁, 마약, 사랑… 창작의 고통 위에 내려앉는 삶의 무게는 이브를 짓누른다. 동성 연인 피에르 베르제(기욤 갈리엔)의 내레이션으로 재현되는 천재 디자이너의 삶은 한마디 대사로 요약된다. "내 유일한 전투는 옷을 만드는 것이다." 이브가 디올 수장으로서 첫 선을 보인 트라페즈 라인을 비롯해 77벌의 오리지널 의상을 영화 속 패션쇼에서 만나볼 수 있다.
3일 개봉하는 '마네의 제비꽃여인-베르트 모리조'는 여류 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삶을 전하며 관객을 인상파 그림의 세계로 초대한다. 남성화가가 지배하던 19세기,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베르트(마린느 델테르메)는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는 당대 프랑스 화단의 문제아이자 유부남 에두아르 마네(맬릭 지디)에게 빠져든다. 마네 역시 베르트에 매력을 느끼고 그녀에게 모델을 청하며 특별한 관계를 이어간다. 발코니, 부채를 든 베르트 모리조의 초상… 서로에게 빠져들수록 명작은 탄생하지만 고통도 커져 간다. 피리 부는 소년, 풀밭 위의 점심, 로리앙 항구 등 배경처럼 스치는 마네와 베르트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음악계의 앙숙이자 경쟁자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는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로 조우한다. 지난달 14일 개막해 8월 3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모차르트는 천재성으로 이름을 알린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창작의 고통, 사랑 등 인간적인 고뇌를 그렸다. 1막의 호기로운 천재 반항아는 2막으로 가며 예술과 삶의 무게에 쓰러져간다. 고뇌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차르트를 의지의 주체인 '볼프강'과 천재성을 상징하는 '아마데'로 분리한 연출이 돋보인다.
열등감의 대명사인 작곡가 살리에르도 뮤지컬로 부활한다. 이달 22일 개막하는 뮤지컬 살리에르는 모차르트의 그림자에 가려 그늘진 삶을 살았던 비운의 음악가 살리에르의 삶을 그린다. 천재로 주목을 받았으나 더 큰 천재의 등장에 질투의 화신이 되어 버린 인간의 내면과 함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그의 음악도 뮤지컬을 통해 재조명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 이어 살리에르를 제작한 HJ컬처의 관계자는 "예술가들의 천재성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만,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삶에 대해서는 조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예술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에 관객들의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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