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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권인가


지금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잇따라 오심을 당하고 있다. 수영의 박태환은 부정출발이라는 오심으로 실격판정을 당했다가 번복되는 소동을 겪었고 유도의 조준호는 어처구니없게도 3대0 전원일치 판정승이 뒤집히는 오판의 희생양이 됐다. 또한 펜싱의 신아람은 여자개인 에페 준결승 경기에서 '1초 오심'으로 인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우리 선수들이 줄줄이 오심의 희생양이 되자 '왜 한국만 당해야 하느냐'는 분노가 국민 사이에 일고 있다. 정말 왜 이런 걸까. 잘나가는 한국이 미운 게 아닐까. 그렇다면 중국도 잘 하는데 왜 한국만 당하는 걸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생각해보면 중국은 섣불리 두드리기에는 너무 강한 반면 한국은 좀 만만해 보여서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중국은 스포츠외교를 통해 철저하게 자국 선수의 권익을 지켜내는데 반해 우린 그렇지 못한 듯싶다. 실제로 오심의 희생양인 유도의 조준호에 대해 대한체육회의 박용성 회장은 "조준호의 판정은 오심이 아니라 오심정정"이라고 말해 선수단의 분노를 샀다. 선수단을 돕지는 못할 망정 기운이 빠지게 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에 대한 오심이 유독 많은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다른 나라 기업들은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펄펄 날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견제를 당하는 일이 부쩍 많아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글로벌기업, 한국 견제 수위 높여

애플은 삼성전자 휴대폰에 대해 특허소송을 걸었고 프랑스 정부는 잘나가는 현대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한국업체가 만드는 세탁기에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공세는 파상적이고 집요하다. 애플은 특허소송과 별개로 특허괴물(patent troll) 록스타비드코(Rockstar Bidco LP)를 자회사로 설립해 삼성전자를 괴롭히는가 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보안 파트너인 오센트를 인수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공세도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니다. 최근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증한 한국에 세이프가드 조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자국의 PSA푸조시트로앵을 감싸기 위한 발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한국 가전업체들은 미국 월풀의 강력한 태클을 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월풀의 제소에 따라 삼성전자ㆍLG전자ㆍ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대형 세탁기에 대해 예비 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의 대표 기업들에 대한 해외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이렇게 강한데도 우리 정치권에서는 우리 기업을 감싸주기는커녕 때리는데 혈안이다.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일감 몰아주기 등 잘못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가 하면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우리 기업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보호는 커녕 기업 흠집내기 혈안

이런 정치권을 보면 답답하다. 애플과 월풀, PSA푸조시트로앵 등에 우리 기업들을 괴롭히는데 악용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하는 꼴인데 그걸 알고나 그러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이 삼성전자를 때리면 애플과 월풀이 웃고 현대자동차의 흠집을 들추면 PSA푸조시트로앵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중국 기업들도 해외에서 많은 견제를 받고 있지만 우리처럼 적전분열(敵前分裂)하는 일은 없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강하게 견제 받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흠집 잡기에만 몰두하다가는 정치권도 대한체육회처럼 "도대체 누구 편이냐"는 욕을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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