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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2월 12일] 세종시 해법과 '옹기'

SetSectionName(); [데스크 칼럼/2월 12일] 세종시 해법과 '옹기' 양정록 (부국장대우 뉴미디어부장) jryang@sed.co.kr

연초부터 우리나라의 물가ㆍ무역수지ㆍ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긴축 움직임과 미국 금융개혁안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 금융시장에 그리스ㆍ스페인ㆍ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불을 지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유럽발 금융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방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회와 세종시 해법이라는 '폭탄 돌리기' 놀이를 몇 달 동안 하고 있다. 그것도 민주주의의 근본인 토론과 합의는 아예 외면한 채 여론전에만 치중하고 있다. 물론 올해 최대 현안인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여론전도 중요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세종시 문제로 민생문제 뒷전 11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안건은 무려 4,610건에 이른다. 국회가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됐다. 특히 세종시 문제에 매달려 서민과 약자의 생활과 밀접한 민생법안 처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민생을 도외시하는 국회는 아예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다. 오는 16일이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주기다. 그분의 아호는 '옹기'라고 한다. 옹기는 음식의 발효를 도와주는 '숨쉬는 그릇'이다. 1,200도의 고온에서 생성된 수없이 많은 미세한 구멍으로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기도 하고 내부 습기 등을 선택적으로 내보내기도 해 이 같은 일명이 붙었다. 실제 자연적 발효가 이뤄져야 제 맛을 내는 김치는 물론 고추장ㆍ된장ㆍ간장 등의 그 맛과 신선도는 우리의 옹기만이 유지시킬 수 있다. 이래서 옹기는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지혜이며 문화로 여겨진다. 실제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영엽 문화홍보국장은 "옹기는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지저분한 것도 넣고 장도 담근다. 그래도 옹기는 모든 것을 정화한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아호를 옹기로 정한 데는 그런 의미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고 김 추기경의 경우 집안이 천주교인만큼 다른 배경도 있다. 한국천주교회사에서 옹기는 한때 박해받던 신자들의 생계수단이기도 했다. 무자비한 박해를 피해 산으로 숨어들어 옹기나 숯을 내다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지켰던 것이다. 고 김 추기경의 부모님도 그렇게 신앙을 지킨 가난한 옹기장수였다.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고, 곡식도 담지만 오물도 담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그릇이었던 셈이다. 실제 고 김 추기경은 생전에 오물조차 기꺼이 품어 안는 사람, 세상에는 옹기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봉두완 천주교 한민족돕기회장은 계간 '시대정신' 여름호에 기고한 고 김수환 추기경 추모글에서 평소 추기경의 발언을 토대로 '김수환 추기경의 인생 덕목'을 ▦말(言) ▦책(讀書) ▦노점상(露店商) ▦웃음(笑) ▦TV(바보상자) ▦성냄(禍) ▦기도(祈禱) ▦이웃(隣) ▦사랑(慈愛) 등 9개 키워드로 나눠 정리했다. 그중 사랑의 경우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ㆍ관용ㆍ 포용ㆍ동화ㆍ자기낮춤이 선행된다고 했다. 심지어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년 걸렸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김 추기경의 '바보의 영성'인 셈이다. 여야지도자들 포용력 갖춰야 김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천주교인은 물론 전국민이 애도한 사실을 정치인들은 기억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고 김 추기경의 마지막 아홉 번째 덕목인 사랑 속에 들어 있는 겸손함ㆍ지혜로움을 배우면 세종시 해법은 저절로 나올 것이다. 내일은 까치 설날이고 모레는 우리 설날이다. 여야가 세종시 해법의 국민 여론을 가름할 시기로 설 연휴를 잡고 있다. 여야 지도자들은 설 연휴 후 앞다퉈 여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려 하지 말고 김 추기경의 덕목을 되새기며 김남주 시인의 '설날 아침에' 몇 구절이나 읽어봐라. 정신 좀 차리게. 눈이 내린다 싸락눈/ (중략) /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중략) /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 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행여 주눅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세종시 수정안' 갈등 증폭] 핫이슈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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