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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협상 난항… 아르헨 디폴트 초읽기

美 채권단과 합의점 못 찾아

31일 오후까지 15억弗 갚아야

유럽 채권단 "상환 명령 연기를"

美 법원에 청원서 제출 구제 나서

아르헨티나가 미국계 헤지펀드 채권단과의 막판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3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이후 13년 만에 디폴트를 맞게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29일 뉴욕에 도착해 미국 법원이 지정한 중재자 대니얼 폴락의 주재로 미국계 헤지펀드와 회의에 들어갔으나 이날 밤늦게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키실로프 장관은 기자들에게 "다음날 다시 만나 최종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폴락 중재인은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다음날 양측이 다시 만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아르헨티나가 채무조정에 참가하지 않은 미국계 헤지펀드 NML캐피털과 오렐리우스캐피털매니지먼트를 배제한 채 채무조정에 참여한 채권자들에만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30일 자정(한국시각 31일 오후1시)까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들 헤지펀드에 원금과 이자 15억달러(약 1조5,382억원)를 전액 상환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를 맞는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2001년 당시 약 1,000억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채권단과 상환액 일부를 탕감하는 내용의 채무조정을 실시했다. 그러나 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몇몇 미국계 헤지펀드가 전액상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고 이에 미국 법원이 헤지펀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일부 헤지펀드에만 채무를 전액 상환할 경우 채무조정에 동의한 나머지 채권단도 추가 상환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계 헤지펀드를 제외한 다른 채권단은 29일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지면 지난 10여년간의 채무조정으로 이뤄낸 것들을 되돌리게 된다"며 미국 법원이 헤지펀드에 전액상환을 명령한 것을 연기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유럽 채권단은 파격적으로 'RUFO(Right Upon Future Offers)' 조항에 따른 권리포기 의사까지 밝혔다. RUFO 조항은 아르헨티나가 다른 채권단에 더 좋은 조건으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도록 한 규정으로 만약 아르헨티나가 미국계 헤지펀드에 채무 재조정 없이 원리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할 경우 유럽 채권단도 똑같이 원리금 전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 참석한 대표들도 이날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사태에 빠지면 남미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미국계 헤지펀드들에 채무조정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28일 19개국으로 이뤄진 국제채권국그룹인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 분할상환을 시작했다. 파리클럽에 대한 원리금은 97억달러이며 아르헨티나는 이 중 6억4,200만달러를 갚았다. 나머지는 앞으로 5~7년 동안 분할 상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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