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은 사실 유화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렇다 할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 많은 분야에서 공급과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업종만 해도 현대중공업 등 빅3기업이 모두 기록적인 적자를 내는 등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철강 업종마저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 부담은 은행으로 옮겨붙고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당장 조선업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건전성이 나빠진 수출입은행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1조원의 현물출자를 추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유화업계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다른 업종으로 번져 우리 산업 전반에 만연한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세제지원 등으로 작업을 독려할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필수적이다. 정치권은 원샷법 처리가 더 늦어진다면 우리 주력산업이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는 점을 명심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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