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으로 '열린 국회'를 선언했던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국회 청사 출입 절차를 강화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방문객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국회사무처의 설명이지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무처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 청사 출입에 대한 보안조치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임병규 국회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국회가 국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방문객들에게 국회 잔디마당 등을 개방하기로 한 만큼 청사 보안 및 안전관리 역시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사무처는 이미 지난 1일부터 본관 전면·후면 안내실로 출입하는 직원 및 관계자, 방문객 등에 대해 X레이 수하물 검색기, 금속탐지기(MD) 등을 이용한 보안검색을 받도록 했다. 보안검색 인력도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형두 국회 대변인은 "최근 안전관리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의 이 같은 조치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4일 국회 경내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일부 유가족들이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라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국회에서 보안검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1일 출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국회 경내에서 여러 일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보안검색 강화 조치를 지시한 정 의장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유가족 등이 수시로 국회를 오가는 상황에서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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