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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 시립도서관 옆 골목에서 6년째 떡볶이와 순대ㆍ김밥 등을 팔고 있는 박성연(52ㆍ김제시 요촌동)씨는 손님이 뜸할 때나 장사를 끝내고 그린 500여점의 초상화를 모아 지난 1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김제 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01년 남편의 권유로 달력의 정물화나 풍경화를 따라 그리다가 잡지나 신문에 실린 유명인사 사진을 보고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93년 건강 악화로 쓰러진 남편을 대신해 집안살림을 꾸려나가는 그로서는 값비싼 종이나 물감 등은 구입하지 못해 미술 도구라고는 연필과 지우개ㆍ스케치북이 전부였다. 게다가 장사하는 틈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눈썹 하나 그리다 보면 다음 손님이 와서 손을 놓아야 하기 일쑤였다. 박씨는 “바쁠 땐 작은 초상화 한장 완성하는 데 며칠씩 걸리는 등 작품완성이 어려워 중간에 몇 번씩 포기할 생각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왕 시작한 거 포기하면 아들 볼 낯이 없다’는 생각에 잠자는 시간도 쪼개서 그림에 매달렸고 이런 그의 ‘늦바람’에 동양화에 능한 남편도 구도나 신체비율을 일일이 잡아주는 등 ‘선생’을 자처했다. 이제 박씨의 그림 실력은 손님이나 주변 상인들이 포장마차 안에 붙여놓은 그림을 보고 “떡볶이를 팔 것이 아니라 초상화를 그려서 팔라”고 할 정도 칭찬이 자자하다. 박씨는 “그동안 넉넉지 못한 살림에 흔한 미술학원도 못 다녔는데 이제 어엿한 화가가 됐다”면서 “평생 소원이던 개인전까지 열어 무척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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