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경제를 견인해 온 현대중공업은 저가수주와 환율 하락 등으로 지난 2·4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도 2,5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산업은 울산지역 수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실적악화가 장기화 될 경우 지역경제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중복 조직 통폐합 등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지역경제는 한여름에도 냉기가 흐를 정도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등이 실적악화로 고전하다 보니 협력업체들도 얼어 붙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도 환율 여파로 실적악화를 보긴 마찬가지다. 울산 석유화학업계의 대표인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악화와 환율 영향으로 2·4분기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역경제를 견인해 온 조선과 석유화학 등 양 날개가 한풀 꺾이다 보니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울산경제의 버팀목인 현대자동차마저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노조는 1일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과 함께 14일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18일께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8월 자동차 생산량은 매달 평균의 절반 이하로 급락해 중소 협력업체의 생산 중단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경기전망도 우울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최근 지역 중소 제조업체 164곳을 대상으로 8월 중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울산은 79.4를 기록했다. 전달의 100보다 20.6포인트나 하락했다. 기업실적 악화와 현대차 파업 등이 예상되면서 8월 경기전망이 급냉하게 된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조선과 석유화학,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국 수출을 견인해 온 울산경제가 사상 최악의 여름을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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