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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가재무제표와 국회의 책임


지난 7월27일 삼성전자의 2ㆍ4분기 경영실적 발표가 있었다. 세계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올려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이든 아니든 삼성전자의 실적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세계 전자제품 소비자의 방향성, 한국경제의 경쟁력, 정보기술(IT)산업의 잠재력 등 수많은 경제사회적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5월말 발생주의 회계를 처음 적용한 정부의 국가재무제표 발표가 있었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11년 말 국가부채는 774조원으로 계상 기준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10년 국가채무 374조원의 2배에 달했다. 이후 언론에서 국가부채에 대해 다소간의 논란이 있었지만 일반 국민의 정부 재정상태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재무정보 다양화, 전문인력 보강을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에 관심이 큰 것은 구체적이고 책임영역이 명확하며 개개인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의 재정상태는 책임 귀속이 불명확하고 개개인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최근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이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국민 개개인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가재정 문제가 세계적 이슈로 인식되기 전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정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발생주의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준비해왔다. 즉, 국가재정법과 국가회계법을 제정하고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발생주의 정부회계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각국의 재정건정성이 중요 이슈로 대두됨과 아울러 투명하고 체계적인 재정정보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선행투자였다. 그 첫 작품이 2011회계연도 발생주의 국가재무제표다.

발생주의 국가재무제표는 국민이 국가의 재정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준다.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자산이 정확히 계상ㆍ관리되고 있는지, 향후 재정지출이 수반될 수 있는 국가부채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중앙관서별ㆍ정책별 성과에 대해서도 균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정부의 성과는 대체로 비재무적 성과 정보를 근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재무재표시스템을 통해 산출되는 재무적ㆍ계량적 정보를 보완적으로 사용할 경우 국가정책의 성과를 균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국가재무제표상의 정책사업별 원가구조를 활용해 정책 수행의 효율성을 판단하거나 정책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이제 시행한 발생주의 국가재무제표시스템은 걸음마 단계라 재무성과 분석, 보충적 재무정보 제공 등에 한계가 있으며 재무제표 산출 과정에서도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 등 많은 보완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주의 국가재무정보의 활용은 우리나라 재정건전성과 재정집행의 효율성 판단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포퓰리즘 대선공약 감시할 책임

투자자나 잠재투자자, 이해관계자들이 주요 상장기업의 재무정보에 가지는 관심과 비교할 때 국가재무정보에 대한 관심도는 대단히 낮다. 국민들이 국가재무정보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아 이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여론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대의기관인 국회에 능동적인 국가재무정보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국회는 올해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각 당에서 제시하는 인기성 공약으로 향후 세대가 책임질 재정부담을 감시할 책임이 있으며 발생주의 국가재무제표 활용은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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