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가 계열사가 고객, 각국 언론, 대리점주, 딜러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벌인 행사 270개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열렸다. 여기에 참가한 인원만 2만8,000명에 달한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각종 행사를 주로 해외에서 개최했고 연인원 2만명이 넘게 참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외에 주요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7~8만명이 참가하는 현대차그룹 행사가 해외에서 열렸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초청 행사를 해외에서 벌인 이유는 역시 '공간'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본사인 서울 양재동 사옥이 워낙 협소해 대규모 초청 인원이 회의하거나 쉴만한 장소가 없다. 또한 자동차 시승, 숙박, 컨벤션, 관광, 쇼핑 등을 일괄 서비스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것도 현대차그룹이 주로 해외에서 초청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외부 VIP가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영접 공간이 부족해 회의실이나 임원 사무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자동차 타운을 조성하면 해외서 열었던 대규모 행사를 국내로 돌려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사무 공간 부족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영업본부는 각각 대치동과 압구정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국내영업본부 또한 외부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계열사 별로도 30개사 중 양재동에 일부 인원이라도 근무하는 회사는 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한다.
그룹 관계자는 "조직과 회사별로 뿔뿔이 흩어져 근무하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한다"면서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촌각을 다퉈야 하는 고위급 임원들조차 업무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건축 추진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에 각 계열사 헤드쿼터를 집결시켜 낭비 요소를 없애려고 한다"면서 "아울러 자동차 타운이 조성되면 본사와 공장이 있는 한국에서 해야 마땅한 행사를 해외에서 개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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