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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수록 영세화하는 중소기업
입력2006-03-16 16:35:21
수정
2006.03.16 16:35:21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창업한지 2년 안에 문을 닫고 10년간 생존율이 13%에 그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는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특히 종업원 300인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은 1만개 중 13개에 그치고 500인 이상 중견기업이 된 경우는 1만개 중 1개에 불과한 사실은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환경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중소기업 기반이 탄탄하지 않고서는 대기업의 발전도, 미래성장동력도 확충하기 어려운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ㆍ육성책이 필요하다.
국내 중소기업이 고전하는 이유는 인력난ㆍ자금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규모에 비해 업체수가 너무 많은 것이 큰 원인이다. 독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이 없는 상태에서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경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게 문제다.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시설이나 연구개발투자는 아예 엄두도 못내 생산성은 갈수록 뒤 처진다. 1980년대 말 대기업의 50% 수준을 유지하던 노동생산성은 2001년 34.5%, 2003년에는 3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하청과 재하청이 반복되면서 계속되는 출혈경쟁과 수익성 악화, 대기업들의 납품가격 후려치기도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소업체 수와 고용인력은 꾸준히 늘고 있다. 80년대 후반 10% 안팎에 그쳤던 영세업체 근로자 비율은 2003년에는 27.3%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고용비중이 50.9%에서 22.9%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이 잘 돼야만 실업난과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력 있는 기업을 가려 저리의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등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 스스로 체질 개선과 경쟁력강화 노력이다. 제살깎이식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특화기술 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기술의 융합ㆍ복합화 추세에 맞춰 서로 개발한 기술을 공유한다든지, 협업화 단지를 만드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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