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루 장관은 최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지난 10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에 달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자 한도를 높이지 않은 채 긴급 조치를 통해 내년 2월 7일까지 빚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땜질 처방을 해놓은 상태다.
루 장관은 서한에서 내년 2월 7일 이후 재무부가 몇 주 동안은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어떤 ‘합리적인 시나리오’도 찾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런 만큼 의회가 연말 휴회를 끝내고 내년 초 개회하자마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루 장관은 “의회는 최근 전례 없는 협상 타결을 통해 초당적인 예산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재정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런 생산적인 타협 정신을 계속 살려 미국에 대한 신뢰와 신용을 지킬 수 있게 채무 한도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가 의회의 신속한 협상 재개 및 타결을 강조한 것은 통상 매년 초에 연방정부의 세수입보다 세금 환급 등에 따른 예산 지출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면 정부의 현금 보유고가 바닥이 드러나 정부가 당장 써야 할 돈을 조달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예산안과 달리 부채 한도 증액안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모종의 양보를 하지 않으면 쉽사리 합의해줄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내년 초 이 문제가 미국과 세계 경제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공산이 크다.
초당적 예산 협상을 이끌었던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은 채무의 법정 상한을 올려주는 대가로 사회보장 프로그램 축소 등 공화당의 요구를 일부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부채 한도 재조정 문제에서 민주당의 양보가 없으면 공화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지난 10월 예산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백악관과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 부채를 볼모로 한 협상에는 절대 임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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