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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를 꿈꾸는 코리안 유망주들이 남반구에서도 쑥쑥 자라고 있다.
골프 강국 중 하나인 호주에서 한국(계) 여자 선수들은 단연 돋보인다.
호주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오수현(17)이 지난 3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스 리조트 골프장(파72)에서 끝난 볼빅 RACV 호주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골프는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4년 부산에서 호주로 이민을 와 2006년 취미로 골프를 시작한 오수현은 2009년 호주 여자오픈에 역대 최연소인 12세로 출전했다. 지난해 US 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선 8강까지 진출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호주 주요 아마추어 대회에 여섯 차례 출전해 네 번이나 우승했다.
이보다 앞서 이름을 떨친 주인공은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6ㆍ한국명 고보경)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2006년 호주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LPGA 투어 멤버 양희영(24ㆍKB금융그룹)도 호주에서 골프 유학을 했다.
4일 현재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톱5' 중 3명이 이곳의 한국계 선수다. 리디아 고가 1위고 호주교포 이민지가 2위, 오수현이 5위다. 이민지도 최근 2개월여 동안 이곳 아마추어 무대에서 2승을 올렸다.
오수현의 부친 오석구씨는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 한국인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골프에도 남다른 재능을 가진 것 같다"며 "(골프장이 1,700개 넘는) 좋은 환경 속에서 골프를 즐기면서 배우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수현도 "연습을 할 조건이 좋고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의 박세리와 퀸즐랜드주 출신의 캐리 웹(39ㆍ호주)을 동경해왔던 것도 한몫했다. 아울러 영국식 해안 코스인 링크스와 미국 스타일, 산악형 등 다양한 골프장이 많기도 하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제2, 제3의 리디아 고로 성장할 꿈나무들이 줄을 서 있는 만큼 '골프 한류'는 쉼 없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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