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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출구전략 연기… 충격파는 언제든 온다

정부가 22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국의 출구전략 연기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앞서 추석 당일인 지난 19일에도 정부와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 유관기관들이 시장점검회의를 하는 등 연일 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18일(현지시간) 달러를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매달 850억달러를 시중에 푸는 기존 부양기조를 그대로 밀고 나간다는 뜻이다. 연준이 예상과 달리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 가동을 미룬 것은 미국 경제 회복이 그만큼 순조롭지 않다는 방증이다. 국채발행 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합의 실패로 또다시 재정절벽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부양기조를 유지한 또 다른 배경이다.

연준의 깜짝 결정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충격적 조치가 없었던 만큼 우리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이번에 연기됐을 뿐 출구전략 가동은 시기와 규모의 문제다. 중앙은행이 유동성 홍수를 일으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일 뿐더러 연준 내부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및 중단, 출구찾기 수순을 익히 예고해왔다.



출구전략 가동 연기가 우리 경제에 반드시 호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해야 할 만큼 미국 경제가 순항하지 않는다는 점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게 부정적 요인이다. 오히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예고된 출구가동을 앞두고 환율전쟁이 재발할 위험성도 상존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외적 충격을 흡수할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왔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보유외환을 충분히 쌓아둔 것은 다행이지만 출구를 향해 나갈 때 미칠 충격파를 현 시점에서 가늠하기는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책 마련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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