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등의 정치적 반대가 여전하고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주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일자리 창출이 부진하고 10일(현지시간) 나온 소비자신용이 11개월 만에 감소하면서 경기둔화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FRB의 추가 부양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이날 UBS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9월 FOMC에서 새로운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차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던 노무라증권도 "올해 말 이전에 FRB가 새로운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는 최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예상이 60%로 지난달의 4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8월 고용지표 부진과 소비둔화 흐름이 월가가 3차 양적완화가 임박했다고 전망하는 가장 큰 근거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신규 일자리는 9만6,000개 늘어나 시장의 전망치 12만6,000개를 크게 밑돌았다. 또 지난 1∼8월 평균 신규 일자리 수는 13만9,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만3,000개 보다 크게 줄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31일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부진한 고용을 미국경제가 당면한 최대 과제로 지적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인 소비자신용도 11월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소비자신용은 2조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118억달러 줄었다. 연율 환산 감소폭은 1.5%.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던 지난해 8월 연율환산 3.95% 감소한 후 처음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으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경제를 홀로 떠받치고 있는 FRB로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FRB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대해서는 무기한 채권매입, 제로수준 금리의 연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무기한 매입하는 방안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FRB가 그동안 두 차례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채권매입 양과 시한을 구체적으로 밝혀 부양효과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함에 따라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3차 양적완화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미국경제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추가 부양책이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유인하지 못하고 물가불안과 금융시장 불안전성, 달러가치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FRB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WSJ는 FRB가 5,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도 실업률은 0.1%포인트 정도만 떨어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예측이라고 전했다. 리서치 업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존 히긴스는 "FRB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로 주식시장이 여름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FRB의 조치가 계속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달 FOMC는 12~13일 개최되며 결과는 13일 낮12시30분(현지시간)에 발표될 예정이다. 버냉키 의장은 FOMC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정례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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