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이 정 맞는다.' 남들과 달리 유별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너무 튀는 사람들을 비꼬는 말이다. 어쩌면 보편적인 것만 추구하며 손해 보는 것을 꺼리는 뭇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범답안을 추구한다. "이게 정답이야. 이건 틀린 거야"라는 식의 말들에 젖어버린 탓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유행을 좇고 이른바 대세를 따르며 안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바둑에도 보편적 타당성을 추구하는 정석이라는 용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바둑판 위에서 사활은 정석으로 판가름 나지 않는다. 바둑판에는 가로 세로 각각 19줄로 총 361개의 점이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바둑판의 작은 점 위에서 똑같은 대국이 이뤄졌을 확률은 0%에 가깝다. 사람들 각자에 개성이 있듯이 바둑기사들에게도 각기 다른 기풍이 있고 바둑을 바라보는 눈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치열한 전쟁터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돌을 놓는다. 정석에서 벗어나 상대방과는 다른 묘수로 응수해야 바둑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지 않은 기업은 치열한 경쟁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싸게 많이 파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의 원천은 창의적인 기업 문화에서 비롯돼야 한다. 지난해 전 세계 직장인들이 가장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 순위에서 구글ㆍ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ㆍ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쓴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자발적 창의성을 가장 우선시한다. 직원들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율을 가진 변화의 주도자로 여긴다.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근태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다양한 개성과 재능을 가진 직원들을 조직의 규율에 맞추지 않고 각자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모양의 크고 작은 톱니바퀴가 원활하게 돌아가며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보다는 '모난 돌이 성공한다'라는 표현이 현재의 사회에서는 통용돼야 한다. 세상은 너무나 불확실하다. 과거에 그 누군가 했던 참신한 발상은 미래의 길을 밝혀주지 못한다. 모난 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 세상이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하는 사람들을 좀 더 포용해주고 또 그런 개개인의 특별함을 통해 좀 더 창의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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