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오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하는 미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3ㆍ4분기가 2ㆍ4분기 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따라서 시장 예상치 보다 좋지 않게 나올 경우 앞으로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상하는 비관론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물론 3ㆍ4분기가 바닥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파임스(FT)는 23일 'GDP가 경착륙에 대한 투자자들의 염려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보도, 경기 논쟁에 불을 붙였다. 블룸버그가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 3ㆍ4분기 GDP 성장률이 2%로 전망됐다. 이는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덮쳐 유가가 치솟았던 지난해 4ㆍ4분기(성장률 1.8%) 이후 가장 낮다. 지난 2ㆍ4분기에는 2.6%였다. 블룸버그가 이 달 초 월가 이코노미스트 8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3ㆍ4분기 GDP 평균 전망치는 2.4%였다. 마켓워치 역시 3ㆍ4분기 GDP 전망치를 2%로 예상했다. 마켓워치 따르면 월 가의 전문가들은 보름 전만해도 GDP성장률을 2.5%, 석 달 전에는 3%에 가까운 수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었다. 공식 발표 시기가 다가 올수록 부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주택경기 둔화와 자동차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3ㆍ4분기 중 월간 주택판매는 173만5,000채로 2ㆍ4분기보다 7.3%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 생산 역시 월 평균 1,090만대로 2ㆍ4분기 보다 6%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3ㆍ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직전 분기는 2.6%)해 경기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나단 베이시르 크레딧스위스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GDP 성장률 하락의 주요인은 주택 침체와 자동차 판매하락 때문"이라며 "다른 문제는 큰 이상 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GDP 성장률이 3ㆍ4분기에 1%대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제 성장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4~25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재의 5.2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시르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금리 인상 리스크와 경기침체라는 금리 인하 리스크 사이에서 당분간 시장의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응답한 101명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모두 금리 동결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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