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자 앤서니 김 세번째 포효 '부푼 꿈'

신세대 대표 주자로 꼽히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23ㆍ한국이름 김하진)이 미국PGA투어 시즌 3승 달성을 위해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앤서니 김은 25일 새벽(한국시간)까지 캐나다 오크빌의 글렌애비골프장(파71ㆍ7,273야드)에서 펼쳐진 PGA투어 RBC캐나다오픈(총상금 500만달러) 첫날 공동 선두가 됐다. 버디 7개에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기록, 캐나다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은 마이크 위어, 미국의 무명 에릭 액슬리와 동률을 이뤘다. AT&T내셔널에 이어 3주 만에 다시 우승 고지에 올라설 기회를 잡은 셈. 브리티시오픈 공동 7위를 기록한 뒤 캐나다로 간 앤서니 김은 평균 299.5야드의 장타가 페어웨이를 단 한번 벗어나고 18개홀 중 15개 홀에서 파 온에 성공하는 등 샷 정확도가 높았으며 퍼팅 수도 27개(그린 적중시 홀 당 1.53개)로 적어 스코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했던 그는 13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16번홀 버디를 17번홀 보기로 잃더니 18번홀에서 버디로 바로 만회, 안정을 찾았다. 후반 들어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보태는 완벽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를 마친 앤서니 김은 “사실 어제까지 만해도 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어제 15홀 연습을 했는데 샷도 이리저리 흩어지고 퍼팅도 잘 안돼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하지만 오늘 플레이를 끝내니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 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가 다시 정상에 서는 데는 위어의 장벽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954년 팻 플레처 이후 54년 만에 캐나다 국적 선수의 우승을 노리는 위어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내 갤러리들의 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18홀 퍼트 수가 25개로 적었던 것이 원동력이었다. 그는 “락커에서 우연히 골프장 직원들이 새벽 3시까지 대회 개막 준비를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들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나도 경기에 집중해 꼭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골프장 직원들이 새벽까지 대회 준비를 했던 것은 최근 6일 동안 20c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코스가 물에 잠기기까지 했기 때문. 이날도 경기 도중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려 중단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 보통 18홀 라운드에 6시간 가까이 걸렸고 오후 8시49분까지 진행했어도 156명 참가 선수 중 절반 가량의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짐 퓨릭도 9홀까지 1언더파를 달리다가 경기를 중단했고 양용은(36.테일러메이드)은 4개홀까지, 박진(31ㆍ던롭스릭슨)은 3개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하다가 그쳤다.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와 나상욱(24ㆍ코브라골프)은 2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모두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