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기후변화로 사라질 수도 있는 8가지 음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가디언은 기온이 상승하고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식량 생산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이산화탄소 증가를 꼽았다.
스탠퍼드대학 식량환경안전센터 부국장 데이비드 로벨은 “일부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가 농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과도한 양의 이산화탄소는 농업에 해를 끼친다”면서 “기후변화로 빚어지는 농업용수의 감소, 고온과 저온을 넘나드는 기온변화, 작물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산화탄소가 농업에 주는 이점을 상쇄한다”고 밝혔다.
로벨은 옥수수와 밀의 수확량 감소를 예로 들며, 기후변화는 이미 사람의 먹거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일의 경우 열매를 얻기 위해 충분한 ‘저온 기간’, 즉 추운 날씨가 꼭 필요하지만. 온난화로 인해 충분한 저온기간을 갖지 못하면서 생산되는 과일의 양과 질 모두 타격을 받게 된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미래에 먹지 못할 수도 있는 8가지 음식이다.
옥수수(와 옥수수를 소비하는 가축들)
물 부족과 온난화 현상은 옥수수 생산을 악영향을 끼친다. 지구 평균 기온이 1℃ 오르면 옥수수 생산량은 7%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 생산량이 줄어들면 다른 식료품도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많은 양이 가축을 먹이는 데 쓰이기 때문에 옥수수 생산량 감소는 육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미래에는 고기까지 먹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커피
평균을 웃도는 기온과 열대기후의 변화는 커피를 썩게 하는 곰팡이의 증가를 시킨다. 또한, 열대 외래식물이 늘어남에 따라 커피 농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봄 브라질에서 일어난 가뭄 때문에 커피 가격은 급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역시 지구 온난화가 지속 될 경우, 커피 재배지의 65%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초콜릿
열대농업 국제센터(CIAT)의 2011년 보고서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콩 생산량이 앞으로 수십 년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콩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문제는 기온상승과 농업용수 부족이다. 카카오콩의 최대 생산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2050년까지 기온이 2℃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콩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열대농업국제센터의 자비스 박사는 “커피나 초콜릿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오를 것이다. 이 둘은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인데다 증가하는 수요는 공급량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해산물
육지 못지않게, 기후변화는 바다에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기후변화로 바다의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바닷물이 산성화된다. 바닷물의 산성화로 굴이나 석화 생물의 껍질은 약해지고 성장은 더뎌진다. 해수 온도 상승은 생태계 교란문제를 일으킨다. 열대 생선과 랍스터 등의 서식지는 점차 북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열대생선은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기생충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보이는 것은 모두 먹어치우는 랍스터의 등장으로 토종어류가 멸종할 위험에 놓이기도 한다..
메이플 시럽
습한 겨울과 건조한 여름은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는 설탕단풍나무의 생장에 해가 된다.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씨는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확장 및 수축 과정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따뜻한 기후로 인해, 메이플 시럽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설탕단풍나무의 서식지 역시 점차 줄어들어 북상하고 있는 추세다.
콩
콩은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주요 작물이지만 이 역시 지속하는 기후변화의 습격에 빠졌다. CIAT의 보고서에 의하면 상승하는 기온이 콩넝쿨이 꽃과 열매를 맺는 데 영향을 미치고, 국지성 폭우로 작물의 유실 가능성이 늘어 최대 25%의 생산량을 감소시킨. 자비스 박사는 “콩은 기온에 민감한 식물이고, 특히 밤에 낮은 온도는 콩의 생장에 필수적”이라면서 “기온상승은 분명히 콩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리
체리 역시 열매를 맺기 위해 추운 날씨기 필요하다. 서늘한 밤 날씨가 이어지지 않으면 꽃가루받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위트 체리가 자라는 미국 서해안에는 상승하는 기온의 영향으로 체리나무가 꽃을 늦게 피우고 더 적은 체리를 생산하게 된다. 2012년 미국 미시간의 체리농가는 갑작스러운 꽃샘추위로 인해 전체 체리 수확량의 90%를 잃은 바 있다.
와인용 포도
더워지는 날씨의 영향으로 와인용 포도의 수요는 증가하고, 와인의 가격 역시 오를 것이다. 와인용 포도는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기온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열 쇼크”를 받게 되어 맛과 향이 심각하게 변한다. 온도가 오를수록 포도의 당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와인의 도수 역시 높아지게 된다. 2013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보고서는 기온상승으로 2050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체 포도농장의 73%, 캘리포니아 전체 포도농장의 70%가 포도 경작이 불가한 땅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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