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법무법인)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무원을 비롯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들을 놓고 치열한 스카우트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들어 공정위가 잇따라 기업들에 대형 과징금 처분을 내리면서 기업들의 법률 자문 수요가 급증한데다 수임료 규모도 커 공정거래 분야의 경쟁력만큼은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메이저 로펌인 율촌은 최근 법무법인 화우에서 활약하던 공정거래 전문가 박성범 변호사를 전격 스카우트했으며, 화우는 바른의 공정위팀 소속 7명의 변호사를 영입했다.
화우가 바른의 공정위팀 변호사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은 화우 공정위팀의 핵심이었던 박 변호사가 율촌으로 빠져나간 이후 손실을 보충하고 전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 변호사는 화우의 대표변호사이자 1세대 공정거래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던 윤호일 변호사의 뒤를 이을 핵심 인물로 꼽혔었다.
최근 삼성가 유산 상속 소송을 맡아 주목받고 있는 화우는 이에 앞서 지난해 공정위 부위원장을 지낸 손인옥 고문과 서울고법에서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를 이끌던 김대휘 전 서울가정법원장을 영입한바 있다. 화우는 수임료 규모가 큰 공정거래 분야 강화를 위해 실무 경험이 풍부한 공정위 국장과 상임위원회 고문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인맥 확보에 안간힘을 써온 로펌 1위 김앤장의 경우 최근 공정위 실무진 2명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앤장은 이미 공정위에서 부위원장과 사무처장 등으로 오랜 경력을 쌓아온 4명을 고문으로 두고 있으며 실무진까지 포함하면 현재 20여명의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공정거래 분야에서 '중급' 정도로 평가받던 광장은 지난해 경쟁 로펌인 세종에서 공정거래팀 핵심인력 6명을 대거 영입하면서 세를 불렸다. 광장은 공정거래 분야 인력을 대거 영입한 이후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법률전문지 리걸500(Legal 500)에서 발표한 공정거래 분야 실적에서 김앤장과 함께 1등급을 받았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 A씨는 로펌이 공정거래 분야에 대해 공을 기울이는 이유에 대해 "사건의 덩치가 클 뿐 아니라 복잡하고 또 국제적으로 연계된 일들이 많아 법률서비스 수요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독점규제나 하도급법 등 공정거래 관련 분야는 민사를 다루는 변호사들 가운데서도 특화된 인력이 필요한 곳"이라며 "해당 분야에서 차근히 경력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면 맡기 어려워 자리가 비었다고 다른 비전문가 변호사들에게 일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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