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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2동 경리단길 가보니 20~30대 북적… 점포 임대료·권리금 껑충

카페·액세서리 가게 등 즐비… 이태원·홍대 대체 상권 기대<br>방문객 늘며 강북 1번가 부상… 땅값·빌딩 매매가도 동반상승

이국적인 점포들이 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경리단길 전경. 카페^술집 등이 들어서는 등 상권이 확대되면서 임대료와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31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육군중앙경리단 인근 경리단길. 좁은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카페와 술집, 식당, 액세서리 가게 등이 길게 자리잡고 있는 거리에는 20~30대 내외국인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부 가게 앞은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손님들이 줄지어 서 있기도 했다. 이 지역 주민 김모(40)씨는 "올해 초만 해도 한적한 거리였는데 요즘 들어 부쩍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주말에는 길을 오가기 힘들 정도로 북적거린다"고 전했다.

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 경리단길이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미국ㆍ일본ㆍ태국ㆍ탈리아ㆍ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과 개성 있는 카페ㆍ술집 등이 늘어나면서 젊은층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는 것.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상권 전망이 밝아지자 이 일대 점포들의 임대료와 권리금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태원ㆍ홍대 대체 상권으로 각광=경리단길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200m 이상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별다른 상권이 없던 곳이다. 하지만 3~4년 전부터 맛집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젊은층의 발길이 꾸준히 늘었다. 특히 이태원역ㆍ홍대입구역 인근의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임대료와 권리금이 '감당 못할' 수준으로 상승하자 대체 상권을 찾던 사업자 및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태원동 H공인 관계자는 "이미 이태원ㆍ홍대입구ㆍ가로수길 일대는 소규모 민간업체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임대료가 치솟았다"며 "경리단길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하고 소규모 가게들이 많은 탓에 사업을 시작하기가 훨씬 수월해 사업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임대료 오르고 땅값도 상승=경리단길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이 지역 점포의 임대료와 권리금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 일대 전용 26㎡짜리 1층 점포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30만~150만원으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했을 때 월세가 30만~50만원 올랐다. 권리금도 지난해 5,000만원이었지만 현재 7,000만~8,000만원을 호가한다. 이태원2동 M공인 관계자는 "녹사평역에서 가까운 경리단길 초입의 경우 26㎡ 월세가 200만원이 넘는다"며 "아직 월세가 500만원선인 이태원역 인근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일대 중소형 빌딩 매매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빌딩거래정보업체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경리단길 일대 85개 건물의 3.3㎡당 평균 토지매입가가 2009년 3,051만원에서 2011년 3,663만원으로 뛰었으며 올 들어서는 4,344만원까지 치솟았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일부 토지는 3.3㎡당 매매가가 2년 사이에 1,500만원 이상 뛰는 등 가파른 오름세"라며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거래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강북 대표 상권될 가능성 높아=업계 전문가들은 경리단길이 강북을 대표하는 상권 중 하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마찬가지로 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이동이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황 대표는 "사람들이 차로를 인도처럼 오고 가면서 카페와 식당, 액세서리 가게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 문화거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가 임대료 상승과 지가 상승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경리단길 중반부부터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 이르는 거리는 언덕 경사가 심해 상권 발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반부 이상은 차량으로 접근 가능한 고급 식당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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