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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호신용금고 유령' 되살아나나
입력2004-09-30 18:04:00
수정
2004.09.30 18:04:00
조영주 금융부 기자 yjcho@sed.co.kr
[기자의 눈] '상호신용금고 유령' 되살아나나
조영주 금융부 기자 yjcho@sed.co.kr
조영주 금융부 기자
“제2의 한마음저축은행이 나올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 몇몇 저축은행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산 1조원, 업계 6위의 부산 한마음상호저축은행이 최근 영업정지에 들어간 이후 돌고 있는 ‘저축은행 위기론’을 설명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 같은 저축은행의 경영위기는 자산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소액대출 평균 연체율은 지난 2002년 말 29.0%에서 4월 말에는 54.8%로 치솟았다. 한마음상호저축은행은 소액대출 연체율이 무려 80%를 넘어서기도 했다.
저축은행의 수신고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설 만큼 소액저축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불황의 여파로 마땅한 여신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철저한 신용관리 없이 소액대출을 늘린 것이 화근이었다.
저축은행이 의도적으로 부실을 숨기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마음상호저축은행은 올들어 연체가 급속히 증가하자 연체율을 속여 금융감독당국에 허위로 보고하기까지 했다. 이는 금융감독당국의 여력이 미치지 못하는 허점을 이용한 데다 사내 감사 시스템 역시 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상호저축은행에 30조원의 돈을 맡긴 고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거래하는 저축은행에서 언제 어떤 문제가 터질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정부는 2000년 말부터 2001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의 전신인 70~80개 상호신용금고가 유동성위기에 몰리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똑같은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내감사시스템과 금융감독을 강화하는 데 사용하는 돈이 몇 개의 부실 금융회사 지원을 위한 돈보다 덜 든다는 것은 덧셈 뺄셈을 배운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문제다.
입력시간 : 2004-09-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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