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발생한 독성물질 멜라닌이 함유된 불량분유 파동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멜라닌분유의 제조업체인 싼루(三鹿)그룹이 지난달 내부조사에서 분유에 화학물질이 함유된 사실을 알고서도 늑장 대응해 4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하도록 방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의 식품안전체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멜라닌분유로 인한 피해는 간쑤(甘肅)성에서 1명의 사망을 포함해 59명의 영아들이 같은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 증세를 보이면서 시작된 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432명의 피해자가 보고되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은 제조업체에 생산중단 명령을 내리고 책임자들을 대거 구속했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양충융(楊崇勇) 부성장은 "성 당국이 분유 제조사인 싼루(三鹿)그룹에 분유 생산중단 명령을 내렸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19명이 구속됐고 용의자 78명이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영아들이 먹는 우유에 독성물질이 들어있었다는 소식은 중추절(中秋節ㆍ추석) 연휴를 맞은 중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중국 식품안전부문 관계자는 "아기들에게 먹이는 우유에 이 같은 독성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니, 몸서리가 처질 만큼 무서운 일"이라며 "이번 추석 때 수 많은 가정이 독성분유로 인해 공포심에 떨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라닌분유' 파동은 제조업체의 '늑장대응'으로 문제가 더 확대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싼루그룹의 실험 결과, 분유에 유아들의 신장결석 증세를 야기한 화학물질 멜라민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싼루그룹은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뒤에야 해당 제품 700톤의 리콜에 착수했고 파문이 확산되자 8,000여톤의 제품을 추가 리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의 식품안전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식품과기망은 "식품 안전성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만큼, 국가에서 이에 대해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싼루분유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식품안전 확보체계에 아직 누수부분이 존재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싼루분유에서 검출된 문제의 멜라민은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쓰는 공업원료로 사람이 섭취할 경우 적은 양으로도 급성 신부전과 신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물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