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46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OPEC 1ㆍ2위 산유국인 사우디와 이란이 주도권 싸움을 해오면서 군소 산유국이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금수 조치에 대해 사우디가 증산 입장을 보이면서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지긴 했지만 전반적인 관계가 개선될 추세를 보이며 사우디의 사무총장 배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1일 OPEC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자국 OPEC 대표인 마지드 알모네프(사진)를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OPEC은 오는 6월 정례 석유장관회의에서 3년인 사무총장 임기를 두 차례 마치고 올해 말 그만두는 리비아 출신 압둘라 알바드리의 후임을 선택한다. 사우디 후보가 사무총장이 되면 지난 1967년 이후 처음이다.
OPEC 2위 산유국인 이란은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다. 모하마드 알리 하타비 이란 OPEC 대표는 "OPEC 사무국으로부터 후보지명에 관해 공식적으로 통보 받은 것이 없다"며 "때가 되면 석유장관들이 누군가를 선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란이 후보를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쿠웨이트 소재 석유분석가 카멜 알하라미는 "배럴당 100달러 유가에 사우디나 이란 모두 만족하고 있다"며 "그동안 유가를 둘러싸고 사우디와 이란 간 기싸움이 상당했지만 지금은 관계가 가까워져 (사우디 사무총장 배출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의 신경전이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사우디의 사무총장 배출은 6월 정례회의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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