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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현장 위주 수업…생산 현장이 곧 교재
용접ㆍ배관ㆍ전기 등 분야 최고 전문가에 이론 날개 단다
"생산 현장이 곧 교실이며 교재입니다. 이미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들인 만큼 학교 생활을 통해 조선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이면 개개인의 능력은 엄청나게 발전할 것입니다."(현대중공업 조선품질경영부 김판규씨)
지난 3월 울산에서 문을 연 현대중공업공과대학(2년ㆍ전문학사)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평생교육체제를 마련해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고급 기술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은 현장 생산 제품들이 곧바로 수업의 교재로 활용되는 철저한 현장 위주의 수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주력 산업분야인 조선해양과와 기계전기과의 2개 전공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과별 30명씩 학년별 정원은 60명이다. 교육비와 교재비는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학생들은 2년의 재학기간 동안 전공과 교양 과목을 총 80학점 이수하게 되는데 전공교과는 이론과 실습이 함께 이뤄진다. 현장을 충분히 배울 수 있게 산업안전ㆍ품질경영ㆍ생산관리 등의 교과목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은 현대중공업이 14년 동안 현대중공업기술대학을 운영해오면서 쌓은 경험이 학교 설립의 큰 자산이 됐다. 설립 과정에서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과운영을 위해 울산대ㆍ울산과학대ㆍ한국폴리텍대학 교수진과 전문가의 검토를 받았다.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의 모태인 현대중공업기술대학은 1999년부터 1,181명의 졸업생들을 배출해 각 분야의 핵심인재들을 양성해왔다. 전재황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선박 용접ㆍ배관ㆍ전기 등의 분야에서 이미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라며 "이들이 조선해양산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한다면 기술과 지식을 함께 갖춘 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양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김준호 교수는 "생산 현장에 약 2,500명의 외국인 선주와 감독관이 상주하고 있어 학생들이 영어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현장에서 바로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학업 열의가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공과대학에는 오랫동안 실무에서 경험을 쌓다가 뒤늦게 공부에 뛰어든 만학도들이 많다. 장경숙 조선공사지원부 대리는 "나이를 잊은 채 배우고자 하는 열망 하나로 현대중공업공과대학에 입학했다"며 "고된 일과를 마치고 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것이 피곤하지만 뜨거운 동기들의 열정에 자극을 받아 자연히 열심히 하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판규씨도 "대학에서 배운 것들 모두가 현장 실무와 바로 연결된다"며 "현대중공업이라는 큰 회사를 하나의 캠퍼스로 삼아 공부하기 때문에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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