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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부시의 이너서클 정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이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2기 행정부 출범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던 그의 목소리에는 텍사스 카우보이 특유의 힘이 있었다. 국민들도 재집권의 기회를 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집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남은 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지지율은 4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라크 전쟁의 성과를 TV를 통해 알리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제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부시 대통령이 자초한 현재의 암울한 상황은 ‘이너서클 정치’의 필연적인 결과다. 전직 외교관이었던 조지프 윌슨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를 왜곡ㆍ과장했다고 비판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윌슨의 부인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원을 언론에 고의로 누설했다.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 루이스 리비가 ‘리크게이트’사건으로 기소됐고 체니 부통령도 이 사건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최고 심복인 칼 로브 백안관 비서실장도 수사 대상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적이라는 비뚤어진 정치철학이 리크게이트로 이어진 것이다.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담당 고문이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지 24일 만에 낙마한 것도 이너서클 정치의 부산물이다. 마이어스는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였던 때에 개인변호사를 지낸 뒤 백악관에 입성한 부시의 측근인물로 법관 경력이 전혀 없어 정실인사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받았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로 물러났던 마이크 브라운 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업무 전문성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측근의 추천으로 청장직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ㆍ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신문들은 부시 행정부가 공화당 보수파로 대표되는 이너서클 정치와 정실인사로 결국 리더십 부재와 레임덕에 직면해 있으며 앞으로 남은 39개월의 임기가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2년 가량 남겨놓고 있다. 국민들의 지지율은 20%선으로 떨어졌고 친정인 여당에서조차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과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레임덕을 걱정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처럼 국정운영을 나와 타인의 대결장으로 인식하고 타인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너서클 정치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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