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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인사이드] 양적완화·경제회복 조짐·저평가 '3박자'… 유럽증시에 돈 몰린다

"내년까지 최대 70% 급등"… 씨티그룹, 긍정적 전망

ETF에 올 193억弗 유입… 스톡스유럽600지수 15% ↑

"그리스 리스크 등 여전"… 투자열기 우려 목소리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효과에 유럽증시는 내년 말까지 최대 70% 급등할 것이다." 최근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유로존 경제가 내년 강한 회복 신호를 보일 경우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가 최고 670을 기록, 현재보다 70%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유럽 증시가 회사채와 국채와 비교해 투자자들에게 역사적인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며 "유럽 주식이 지난 50년 동안 현재처럼 가격이 낮았던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ECB의 양적완화와 유럽 경제의 회복 조짐 등에 힘입어 상승하는 유럽 증시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193억달러(약 21조6,000억원)가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4·4분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유로존의 투자금 유입액은 미국, 영국, 일본을 뛰어 넘는 규모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올들어서만 15%나 뛰었다. 독일 DAX 지수는 같은 기간 20% 올랐으며 지난 11일 하루 동안에는 2.66%나 상승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증시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ECB의 양적완화 발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 1월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선포한 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9일 ECB가 1년 반 동안 총 1조1,000억유로(약 1,30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유로화 가치는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화 가치 하락은 유럽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유럽국가 중에서도 수출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유럽 증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수출 기대감 덕분에 11일에는 독일 자동차제조업체 BMW와 폭스바겐주가가 각각 5%, 4.7% 올랐다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유로존 경제지표도 유럽 증시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월 유로존 소매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하며 9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9% 상승을 기록해 2013년의 0.3% 하락을 딛고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1.5%로, 2016년 경제성장률을 1.5%에서 1.9%로 상향 조정하며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위스 은행 UBS의 캐런 올니 애널리스트는 "유로 약세, 저유가 등에 힘입어 유럽 경기 지표들이 모두 위를 향하고 있다"며 "유로존이 마침내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비해 저평가된 유럽 증시도 투자자들의 매력을 끌고 있다. 미국 증시의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7.5배지만 유럽 증시의 PER은 15.1배로 유럽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JP모건은 최근 유로존의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20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EPS는 전망과 실제치 간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며 올해 미국보다는 유로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증시 강세장이 올해로 7년째 접어들면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럽 증시 투자 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CB의 양적완화에 기댄 주가 랠리일 뿐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주가 흐름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GAM 홀딩의 알렉산더 프리드만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지나치게 뜨겁다"며 "거시 경제와 정책 측면에서 거대한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고, 이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의 실라 파텔 CEO 역시 "유럽 증시는 현재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까지 무분별하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옥석을 철저하게 가린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그리스 등을 둘러싼 잠재적인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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