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송지현·김영선 교수팀이 2008년 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 1,526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량과 대장 선종의 발생의 연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선종성 용종의 발생위험이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다.
대장용종은 대장 내에 생기는 일종의 혹이며 이중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0년간 한국인의 대장 선종 유병률은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송 교수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된 대장 용종의 39.4%가 암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을 대장 선종군 456명과 대조군(정상 대장내시경) 861명으로 구분해 비교한 결과 신체활동량이 많고 흡연을 하지 않을 때 선종의 위험도가 급감했다. 연구팀은 신체활동량의 단위로 'MET(신진대사해당치, Metabolic Equivalent Task)'을 사용했다. MET은 휴식하고 있을 때 필요한 에너지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 양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1MET은 가만히 앉아 있을때 소모되는 에너지 양으로, 70kg의 성인이 체중 1㎏당 1분간 산소 3.5ml를 소모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수치이다. 힘든 일을 할수록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MET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보통 속도로 걷기는 2.5, 빠르게 걷기는 3.8, 골프 4.5, 테니스 7.0, 자전거 타기는 8.0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MET이 6 이상이면 운동 강도가 강한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 1주일 동안의 신체활동량이 시간당 32MET이상인 사람은 시간당 12MET이하인 사람보다 대장 선종의 발생위험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시간당 32MET의 신체활동량은 1주일 중 최소 5일 이상, 하루 35~45분씩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흡연도 선종 유병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담배를 매일 한 갑씩 20년 이상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선종 발생위험이 최대 3배 가까이 높았다. 비만도 선종 발생률을 다소 높이긴 했지만 신체활동이나 흡연에 비해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연구팀은 "활발한 신체활동은 소화관의 운동성을 향상시켜 장 점막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을 감소시킨다"며 "또 밖에서 운동하면서 햇빛을 쬐는 시간이 많아지면 비타민D 수치가 높아지고 대장암 발생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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