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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금융 내분 수습 국민은행 이사회 몫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1일 주전산기 교체 문제 등을 둘러싼 내분과 관련해 끝까지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KB금융지주 전산 담당 임원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사태를 더욱 키워가는 양상이다. 이 행장이 이 문제를 대외에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거듭 튀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주전산기 교체를 결정한 은행 이사회의 논의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사들을 잘 설득해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 행장은 금융감독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안팎의 기대도 저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은행 이사회가 결론을 내는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이사회를 열어 이 행장 측이 제기한 문제를 논의하고 단안을 내려야 한다. 이 행장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면 기존 결정을 수정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불필요하게 내분을 일으킨 행장을 사퇴시키면 된다. 이 행장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 것에 대해 제 거취를 포함해 모든 것을 이사회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안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채 금융당국에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그러잖아도 관치·권치(權治) 금융의 상징으로 불려왔는데 그런 적폐만 키우고 자생력을 잃을 뿐이다. 두 수장 간의 내분으로 국민은행은 점포·직원 수가 가장 많은데도 상반기 순이익(5,267억원)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최하위권에 그쳤다. 2008년 금융위기 전만 해도 '리딩뱅크'로 통했지만 이젠 꼴찌라는 불명예까지 껴안게 됐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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