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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화창한 5월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한다

안의식 정치부장


계절은 한창 봄의 절정으로 다가가는데 남북관계는 여전히 냉기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드레스덴 평화통일 구상'을 발표하며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의 통일이 필연이었듯이 한국의 통일도 역사적 필연이라고 확신한다"며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구축, 동질성 회복 등 북한을 향한 3대 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주 초에는 우리의 북방한계선(NLL) 남쪽을 향해 100여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위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앞으로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4월 중에는 이 같은 대결국면, 긴장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리의 한미 군사훈련이 18일까지 이어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도 25일로 예정돼 있다. 북한은 우리의 군사훈련에 아주 민감하다. 우리가 상륙훈련을 하면 북한은 평양을 점령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비난한다.

북한 역시 4월에는 일정이 많다. 15일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9일은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25일은 북한군 창건기념일이다. 북한은 매년 이 같은 정치행사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위해 대외 긴장을 높여왔다. 장성택 숙청 이후 올해는 내부 결속의 필요성이 더욱 강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15일 태양절을 전후해서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 긴장국면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시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올라올 것이고 이에 앞서 협상력을 높이려면 긴장국면을 지속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이와는 다른 흐름이 전개되고 있기도 하다.

먼저는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사실상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을 밝혔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전면적인 대북 접촉금지조치인 5·24조치 역시 완곡하게나마 해제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한 Q&A 자료를 통해 "5·24조치가 북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면서도 "분단 장기화로 민족적 이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교류 협력과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기초로 단계적으로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안별로 단계적으로 5·24조치를 풀어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박 대통령의 통일담론인 '통일대박론' 실현을 위해서도 5·24조치 해제는 불가피하다.

둘째는 북한 핵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미묘한 입장 변화다.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중국은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를 요구하며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음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보여주듯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변화는 미국의 전략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은 북핵과 함께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구축이다. 이번 오바마의 일본·한국·말레이시아·필리핀 순방 역시 MD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MD가 대중국 견제· 봉쇄 시스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MD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 미사일이라는 명분이 필요하다. 반면 중국은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봉쇄하기 위한 명분으로도 사용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수용하기 곤란하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중국의 6자회담 재개 주장을 미국이 무조건 무시하기도 곤란하다. MD 구축을 위해서라도 명분상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

그럼 6자회담이 재개된 후에는 어떤 국면이 전개될까. 북핵 문제는 일단 6자회담의 논의구조로 넘긴 뒤 박 대통령의 3대 제안을 두고 남북이 논의에 나설 수 있다. 북한 역시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남한 및 외국과의 경제협력이 필요해 대화국면·경협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물론 핵실험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화창한 5월만큼 남북관계에도 봄바람이 확연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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