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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인가] 유럽 경제지표↓… "부양책 효과엔 시간필요"

기업 구조조정에 실업자 크게 늘어<br>고용불안 폭력시위 英·佛로 확산

유럽에서는 경기악화가 사회불안으로 전이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고용불안으로 인한 노동자 시위가 동ㆍ남부 유럽을 넘어 영국ㆍ프랑스 등 대륙 심장부로 확산된데다 점차 폭력성향을 띠기 시작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영국 업체 스카파에서 프랑스인 근로자들이 영국 경영진 4인을 18시간 이상 감금하는 ‘보스내핑(bossnappingㆍ상사납치)’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스내핑은 ‘상사(boss)’와 ‘납치(kidnapping)’를 합한 신조어로 경제위기 영ㆍ미권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프랑스에서는 소니 공장과 3M 공장의 근로자들이 사측 구조조정 조건에 반발해 사장 등 경영진을 감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3월25일 영국에서도 국유화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행장 자택을 괴한이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스카파의 한 노조 간부는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며 “근로자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관리직의 구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FT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어 이 같은 사태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6% 감소해 13년 만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유럽연합(EU) 30개국 경제는 4.3% 줄어들며 50여년 만의 최대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경제지표마저 줄줄이 폭락하는 가운데 수요는 급감하고 물가는 둔화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월 소매판매는 지수 집계 이래 최악의 하락세(-4%)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줄었다. 반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8%를 기록하며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았다. 다음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수 집계 이후 사상 최초로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대륙 전역에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하워드 아처 런던 소재 HIS글로벌인사이트의 유럽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DP 축소세가 상상 이상이며 노동시장 둔화 등도 역대 최악의 수준“이라며 “각종 부양책과 저금리ㆍ저유가 기조 등이 경기회복에 기여하는 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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