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TV 미니시리즈로 방영돼 큰 인기를 누린 ‘하얀 거탑’의 원작자 야마사키 도요코(山崎豊子·1923∼2013)가 일본의 패전을 앞두고 전쟁에 대한 상념을 기술한 일기가 발견됐다고 일본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야마사키는 1945년 1월부터 3월 사이 오사카(大阪) 부(府) 사카이(堺) 시에 머물며 쓴 일기에서 “과학을 경시하는 광신적인 신앙심으로, 국가를 지키지 않은 죄가 지금 이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2월 16일자)”며 전쟁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 연합군에 의한 오사카 대공습으로 불에 탄 집을 보며 쓴 1945년 3월 14일자 일기에는 “이 무참함, 참상. 전쟁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인류의 불행은 전쟁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일기는 야마사키가 생전에 살았던 사카이 시 소재 자택에서 발견됐다.
1944년 마이니치(每日)신문에 입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야마사키는 교수직을 둘러싼 국립대 의대의 권력투쟁을 고발한 ‘하얀 거탑’(1965∼69년), 정계·재계·관계의 유착을 파헤친 ‘화려한 일족’(1973년) 등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작품을 잇달아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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