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대응 실패 논란=군은 사고 발생 두 시간이 지난 뒤에야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도주한 임 병장이 부대 인근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병력을 집중 배치했으나 임 병장은 예상을 깨고 약 10㎞나 떨어진 지역에서 발견됐다. 경계망이 허술했거나 임 병장이 초인적인 돌파력을 갖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다.
◇병사들 교전능력 있나=사고 당시 임 병장이 수류탄을 터뜨리고 30~40m를 달려 생활관에 도달하는 동안 나머지 병사들은 실탄을 반납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응하지 못했다. 사고 이튿날 군 수색병력과 임 병장 간 교전 당시에도 병사들이 관통상을 당한 소대장을 내버려두고 도망쳤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군은 이에 대해 "소대장은 적극 대응하고 부하들에게 은폐를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 신뢰성은 의심 받고 있다. 잘못된 해명이 많았던 탓이다.
◇오락가락 해명 불신 자초='임 병장이 총상을 입고 강릉아산병원에 후송되는 장면은 연출'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국방부는 해당 병원 원장이 요청했다고 둘러댔다. 원장이 그렇게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히자 부원장을 내세웠다가 결국은 '해당 병원과 계약을 맺은 후송 업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군 해명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군과 병원 간 진실게임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소초장 공석 논란=사고 당시 소대장 자리가 공석이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소대장은 4월15일부로 임명돼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24일 밤 해명했으나 결국은 4월 중순 보직해임된 게 사실로 밝혀졌다. 군은 25일 오전에야 '잘못 파악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계속되는 허위 해명과 실수로 불신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유서(임 병장 메모) 왜 공개 못하나=군은 임 병장의 마지막 메모를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25일 이후 어떤 보도에도 반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메모를 제한적이나마 공개해 조사와 수사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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