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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장] [김대중 前대통령 영결식] "무거운 짐 다 놓고 이젠 안식을"
입력2009-08-23 17:37:44
수정
2009.08.23 17:37:44
전국 분향소서 대형 스크린 보며 시민들'고인 마지막 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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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대통령 영결식] "무거운 짐 다 놓고 이젠 안식을"
전국 분향소서 대형 스크린 보며 시민들 '고인 마지막 길' 배웅서울광장 추모제 1만6,000여명 참석 애도DJ 생전영상 방송되자 하의도 주민들 눈물
사회부ㆍ전국종합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너무도 사랑했던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잠드세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3일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도 국회 영결식장과 운구행렬이 지나는 동교동 자택, 서울시청 광장 등에는 그를 마지막으로 배웅하려는 국민들로 가득했다. 전국 162개 공식 분향소에도 추모객이 넘쳐 김 전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18일부터 이날 오후6시까지 총 72만7,246명이 조문했다.
○…시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운구행렬의 이동 경로에 나와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며 명복을 빌었다. 운구행렬은 영결식이 끝난 오후3시20분 운구차가 국회 앞마당을 나와 서강대교를 지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경찰은 인파가 인도로 나오지 못하도록 폴리스라인을 형성하며 질서를 유지했다. 이날 시민들은 따가운 뙤약볕에도 모자나 양산 등을 쓰고 거리로 나와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운구차량이 서강대교 남단 민주당사 근처에 잠시 멈춰 서서 이희호 여사가 정세균 대표 등에게 사의를 밝히자 당원과 시민들은 "여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이날 시민 1만6,000여명(경찰 추산)이 광장에 빼곡히 모여 앉아 고인을 기렸다. 민주당이 마련한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형 화면을 통해 영결식 장면을 숙연하게 지켜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오후4시25분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에 도착해 이 여사가 단상에 올라 감사의 뜻을 전달하자 시민들은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행동하는 양심을 잊지 않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 행사는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등 고인의 육성방송과 각국 정상들의 조전 발표, 추모시 낭독,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가수들의 추모공연 등으로 이뤄졌으며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뜻으로 함평나비 518마리가 방생됐다. 시민들은 운구차량이 서울광장을 떠나자 노란색 풍선을 일제히 날려보냈고 일부는 차도를 따라 서울역 쪽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동교동 사저 인근 골목에는 이웃주민 500여명이 나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서교동 성당 성가대 소속 교인 20여명은 운구차량 도착 전부터 사저 앞에서 성가를 부르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여사 등 유족이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주민들은 "김대중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외쳤다. 고인의 영정이 사저와 김대중도서관 내부를 돌고 나와 동교동을 떠날 때 명창 안숙선의 '추도의 창'이 울려 퍼지자 일부 주민은 눈물을 흘렸다. 동교동 주민인 박병선(66)씨는 "김 전 대통령은 동교동의 자랑이었고 동교동에 사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좋았는데 이렇게 보내드리게 돼 가슴이 아프다. 살아계실 때 모진 고난을 겪으셨는데 이승에서는 편안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ㆍ전남 지역민들은 눈물 속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5ㆍ18 민주항쟁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옛 전남도청 분향소 옆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300여명의 시민이 영결식 장면을 지켜봤다. 서정훈 광주 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생전에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에 찬성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지만 영결식에서는 모두 애도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국민의 공감을 얻었다고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목포역 광장에 1,000여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모교인 목포 전남제일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고인의 흔적이 있는 곳에 설치된 분향소마다 수백ㆍ수천여명이 몰려 방송 화면에 맞춰 헌화ㆍ분향, 종교의식 등을 함께 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면 사무소 앞 광장에는 이날 오후 200여명의 조문객ㆍ주민이 모여 대형 모니터를 통해 영결식 실황을 지켜봤다. 주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방송되자 눈물을 흘리고 술잔을 기울이며 슬픔을 함께 했다. 가족과 함께 하의도를 찾은 문윤심(61ㆍ광주 북구 동림동)씨는 "생가가 있는 곳을 찾아 영결식을 지켜보니 가슴이 더 아프다"며 "김 전 대통령이 무거운 짐을 모두 내리고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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