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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의 품격과 성숙함이 올림픽 성공 지름길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뽑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총회 결과 32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도쿄는 2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차이(60표 대 36표)로 터키의 이스탄불을 눌러 지난 1964년에 이어 하계올림픽을 또다시 개최하는 영광을 안았다.

우선 축하한다. 비록 한일관계가 매끄럽지 않아도 이웃나라의 경사는 축하할 일임이 분명하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부수적인 경제효과도 거두기를 축원한다. 도쿄시가 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치면 우리에게도 해가 될 게 없다. 관광객 증가를 비롯해 일본 경제 활성화로 인한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다. 아시아 도시의 두 번째 유치는 서울이나 베이징에도 좋은 전례다.

일본은 꽤나 공들여왔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가 국가재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가져온다는 논란은 일찌감치 사라지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ㆍ시민단체가 합심해 대회를 따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고속철도인 신칸센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초현대화가 급진전하고 수출이 급성장했으니 그럴 만하다.

일본은 56년 만에 개최하는 하계올림픽이 예전처럼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올림픽 유치가 95조엔의 경제효과를 수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부디 그러기 바라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국제사회의 주요한 일원이자 올림픽 개최국에 걸맞은 품격과 성숙함이 동반될 때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변국에 고통을 준 과거를 부인하고 방사능 유출을 은폐하는 밴댕이 속을 계속 유지한다면 아무리 올림픽을 거창하게 열어도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불량국가로 남을 뿐이다. 더욱이 올림픽을 계기로 전체주의와 우경화가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대다수 주변국의 외면으로 그들 만의 잔치에 머물 가능성도 크다.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일본이 보다 성숙된 보통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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