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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 매각 또 먹튀 논란] 금융허브 왜 실패 했을까

부실자산 관리 등 사업특화 못시키고 정권 바뀌면서 정책 일관성도 흔들

시작단계부터 준비 부족… 부산을 새 중심지 부각도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2012년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도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여의도에 아시아 국제금융 중심지를 만들겠다며 보조를 맞췄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다.

하지만 현재 IFC를 중심으로 여의도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애초 목표로 했던 아시아 지역 본부급의 외국계 금융기관은 한 곳도 유치하지 못했으며 기존에 도심이나 다른 지역에 있던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지사 몇 곳을 옮겨온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애초 계획은 기존에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이 아니라 새로운 기관을 데려오는 것이 목표였는데 현재까지 제대로 된 기관을 유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밖에서는 동북아 금융허브 계획이 좌초됐다고 하는데 계속해서 기업설명회(IR)를 하고 있으며 외국계 기관 한 곳을 유치하는 데 보통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직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애초 동북아 금융허브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한국의 경우 우리가 잘하는 부실자산관리 등으로 특화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흔들리면서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울을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부산을 새로운 국제금융 중심지로 부각시키는 등 서울의 금융 중심 기능을 약화시켰다. 또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논리 아래 외국계 금융기관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될 수 있는 글로벌 큰손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와 우정사업본부를 지방으로 이전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AIG가 여의도 IFC 매각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고 떠나도 그 책임을 외국계 투자가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금융지구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외자를 유치하는 것인데 여의도가 과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고 반문하며 "외국계 금융기관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금융과 관련된 기관과 행정이 집적돼 있어야 하는데 여의도에는 그런 기능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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