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트로터는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시카고 링컨파크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그의 아들이 응급구조대를 호출해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병원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트로터의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6일 사망 원인 확인을 위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모던 요리의 선구자’라고 불린 트로터는 지난해 8월까지 시카고의 유명 식당 ‘찰리 트로터스(Charlie Trotter's)’를 운영했다. 세계 각국의 미식가들이 당대 최고 수준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들른다는 식당이었다. 그는 자국 내는 물론 세계 곳곳으로부터 분점 개업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고 오히려 설립 25주년을 맞아 갑작스러운 폐업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인생에는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며 “한동안 세계 여행을 한 뒤 대학으로 돌아가 철학과 정치이론을 공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태어난 트로터는 위스콘신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비교적 뒤늦게 업계에 입문했다.
그는 요리학교를 다니지 않는 등 전통 코스를 밟지 않았으나 세계 유명 셰프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배운 비법을 가지고 프랑스 정통 요리를 대체할 고급스런 현대식 미국 요리를 개발해 냈다.
지난 1987년 시카고에 문을 연 120석 규모의 '찰리 트로터스'는 설립 2년 만에 각종 권위있는 평가 기관들로부터 '미국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았다.
트로터는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10차례나 수상했고, 요리책도 14권이나 냈다.
또 미국 공영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 요리쇼를 진행하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1997)'에 셰프로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다양한 지역의 식재료 사용을 권장하는 로컬푸드 운동을 주도, 먹거리에 있어 빈부 격차 해소 노력을 기울여 2005년 국제 조리사협회가 뽑은 올해의 인도주의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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