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당초 새누리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유지하는 것으로 당론을 확정할 방침이었지만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이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일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경우 위헌성, 후보 난립, 돈 선거 부활, 여성 및 정치 신인 진출 제약 등의 수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공약을 지켜야 하겠지만 문제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공약에 대해서도 꼭 지켜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공천이 정당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데 이것을 안 하면 국민들이 '뭘 하기 위한 정당인가'라고 물을 수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기득권 내려놓기인 만큼 상향식 공천, 국민개방형 경선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 대다수의 의원들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비주류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이에 반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연금에 이은 정당공천 폐지 공약 파기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스스로 공약 파기 정권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타락한 탐욕 정치는 국민의 응징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은 안 의원의 새정추와 24일 기초선거의 정당 공천 폐지를 위해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의 이번 만남은 김 대표가 지난해 5·4 전당 대회에서 당 대표로 취임한 후 처음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안 의원에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한 뒤 안 의원이 이를 수락하면서 일정이 잡혔다"며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고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이 단순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모색 차원을 넘어 6·4 지방선거에서 연대를 위한 시발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경쟁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은 안 된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았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2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24일에는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 정책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에서는 식전 행사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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