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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적 박사 1호'로 통하는 김석균(사진) 해양경찰청장이 5,000년 해적 역사를 정리해 최근 책으로 펴냈다.
김 청장은 '바다와 해적(출판사 오션&오션)'이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해적의 역사는 해양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며 '항해의 역사를 4,000년 내지 5,000년으로 추정한다면 해적 역사도 그만큼 오래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책에는 역사의 진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해적들이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등장한다.
로마대제국에 '손톱 밑 가시' 격이었던 지중해 해적과 유럽 전역에 공포를 안겼지만 관습과 예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바이킹, 국가로부터 적국의 상선을 약탈할 수 있는 면허를 받은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시절 해적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왜구가 역설적으로 조선 개국에 하나의 동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성계가 고려 말 왜구를 토벌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기에 조선 건국도 가능했다는 추론도 제기된다.
김 청장은 해적사회가 철저한 평등정신을 기반으로 운영됐고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 자유를 추구한 최초의 글로벌 집단이라고 해석을 붙이면서도 해적을 낭만과 동경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적은 어디까지나 잔혹한 수법으로 약탈을 일삼고 고문을 서슴지 않은 무법자였고 현재 역시 해적행위는 '21세기의 재앙'이라고 불릴 정도로 폐해가 크다는 점을 빼놓지 않았다.
김 청장은 지난 2004년 '아시아 해적 문제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아 '해적 박사'로 통한다.
김 청장은 "해경청장직을 수행하며 책을 쓰기 쉽진 않았지만 주말과 출근 전 새벽시간을 활용해 3년간 틈틈이 정리했다"며 "국민이 해양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높이도록 저술활동을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책무라고 생각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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