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다음달 2~6일 개최되는 연례 WWDC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홈 소프트웨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FT에 따르면 이 소프트웨어는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모바일기기는 물론 애플TV 셋톱박스를 활용해 집안의 조명, 냉난방, 보안 시스템 등 각종 장치를 원격 조종할 수 있게 해준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아이폰의 만능 리모컨화'라고 표현했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11월 이 시스템의 윤곽을 완성해 특허 출원한 바 있다.
하지만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애플이 실제로 WWDC에서 스마트홈 소프트웨어를 공개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애플의 스마트홈 시스템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모바일기기를 정점으로 하는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생태계가 더욱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애플은 스마트홈 전용기기 제조사들과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이는 이어폰·스피커 등 주변기기 제작사들과 맺었던 기존 아이폰 호환인증 프로그램(MFI·Made for iPhone)의 확장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FT의 이번 보도는 구글·삼성전자를 비롯한 IT기업들이 앞다퉈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나왔다. 구글은 지난 1월 스마트 온도계 제작사인 네스트랩을 32억달러에 인수했다. 삼성전자도 자사 가전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애플 역시 사물인터넷 기술의 일종인 근거리 무선통신기술(NFC)에 기반을 두고 차량 계기판에 스마트폰 앱을 구동할 수 있는 카플레이(CarPlay)와 사용자 위치표시 시스템인 아이비콘(iBeacon)을 지난해 내놓았다. NFC는 조만간 출시될 아이폰6에도 탑재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미국 IT 전문매체들은 애플이 이번 WWDC에서 iOS와 데스크톱용 운영체제인 OS X의 새로운 버전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아이워치가 깜짝 데뷔할 수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애플은 2002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 컨벤션센터에서 매년 개최되는 WWDC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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