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필리핀 경찰청 납치사건전담반과 함께 마닐라 외곽의 한 주택에서 김모(실종 당시 50세)씨와 홍모(29)씨의 시신을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각각 2010년 12월과 2011년 9월에 필리핀을 여행하다 실종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최씨가 범행 당시 일부 공범과 함께 머무르던 곳이다.
최씨는 시신을 마당에 묻은 뒤 그 위에 집을 지어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홍씨 등 한국인 2명을 암매장했다는 최의 진술을 토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수색을 벌인 끝에 시신 암매장 장소를 찾아냈다. 경찰은 최씨가 한국인 공범 5명, 필리핀 현지인 2명 등과 함께 필리핀에서 발생한 19건의 여행객 살인과 납치강도 사건에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
최씨는 2007년 7월9일 경기도 안양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1억8,500만원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이후 최씨는 한모(41·여·2012년 송환돼 복역 중), 김모(20·2012년 12월 송환돼 복역 중) 등 공범과 함께 필리핀을 관광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돈을 빼앗거나 가족에게 연락해 송금받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현재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는 추가 범행이 드러남에 따라 살인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지에 수감된 한국인 공범 1명을 데려오기 위해 필리핀 사법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최씨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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