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1순위 자격 완화로 120만명 합류… 경쟁 치열할 듯
4월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공급물량 늘고 선택폭 다양
수도권서만 3월 2만4000가구… 작년보다 분양 7배 이상 급증
연초부터 주택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거래량은 늘고 가격도 슬금슬금 오르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7만9,32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1% 증가했다. 거래량을 집계한 2006년 이후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주택가격도 0.15% 상승해 2013년 9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은 더욱 뜨겁다. 지난달 경남 창원 '창원 가음 꿈에그린'은 185.5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서울에서는 강서구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가 27.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수도권에서 가장 뜨거운 분양 단지로 기록됐다. 청약 열기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평균 422대 1, 최고 800대 1의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오피스텔은 계약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모든 오피스텔이 마감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실수요자들이 저가 매물 위주로 매입에 나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분양시장은 실수요와 함께 분양권 전매 등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 경쟁 심화될 듯=설 연휴 이후 시장의 관심은 온통 신규 분양 아파트에 몰려 있다. 향후 주택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커다란 변수가 잇달아 등장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27일부터는 청약제도가 바뀌어 수도권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완화된다. 종전 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2년이면 1순위, 6개월은 2순위였지만 앞으로는 1·2순위가 통합되고 1순위 자격 발생 시점이 통장 가입일로부터 1년, 납입횟수는 12회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 시장은 다음달부터 1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1순위 가입자는 506만명인데 다음달부터는 120만명 이상이 새롭게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청약 1순위 자격이 완화되면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주요 인기 지역 아파트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날의 칼'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이어 4월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탄력 적용될 예정이다.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계속 적용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 시장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 미적용으로 도심 내 주택의 주요 공급원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경우 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소비자 선택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상한제 미적용으로 분양가격이 오르고 시장이 이를 외면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은 올해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으로 분양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다. 여전히 소비자들이 아파트 선택에서 가격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을 크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미분양 우려는 남아 있다"며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이 아닌 곳은 분양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3월 5만가구 분양 … 수도권 작년보다 7배 늘어=청약 1순위 자격이 완화되고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을 앞둔 3월 아파트 분양 시장은 올해 상반기 분양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은 청약 제도 개선에 발맞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비수기인 1·2월 아파트 청약 성적이 예상외로 좋았던 것도 건설사들에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5만5,252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2만2,933가구)보다 3만2,319가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다음달에만 2만3,990가구가 공급돼 지난해(3,309가구)보다 7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센트라스(2,789가구)'와 광진구 자양4구역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264가구)', 서대문구 북아현동 '아현역 푸르지오(940가구)'가 눈에 띈다.
수도권에서는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630가구)'와 '미사강변리버뷰자이(555가구)', 인천 청라지구 '제일풍경채(1,581가구)' 등 택지지구 물량이, 지방에서는 세종시 '대방노블랜드(1,002가구)', 대구 신천동 '반도 유보라(764가구)' 등이 분양된다.
/특별취재팀=이재용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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